[헬스&이슈] 윤석열 파면-의료개혁 어찌 되나

  • 등록 2025.04.04 17:3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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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단체들, 일제히 윤석열 파면 환영
“현장 떠난 전공의들 돌아오는 기회가 되길”
필수의료패키지, 의대 증원 등 합리적으로 재논의
대선 국면에서 각 후보들 공약 내세울 듯...극적 합의 가능성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자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정부가 추진해온 의료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릴 것을 주장했다.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4일 입장문을 내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추진한 잘못된 의료정책을 중단하고,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등을 합리적으로 재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정부가 의료정책을 중단하고 의대생과 전공의가 교육·의료현장으로 돌아오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의협은 “현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의료농단 사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전문가단체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도 입장문을 내고 “이제 수습의 시간이다. 정부는 모든 의료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하고, 더 유연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의료계와의 신뢰 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협 비대위원장인 박단 의협 부회장은 페이스북에 ‘전공의 처단’ 포고령을 거론하며 “처단의 공포는 평생 잊지 못할 거다. 마침내 그가 국민 심판을 받았다”고 남겼다.

 

의대 교수 조직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정부는 의료개혁이라 포장된 일방적인 의료정책 강행을 멈추고, 의정대화를 통해 합리적 의료정책을 추진하기를 바란다”며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탄압을 중지하고, 의학교육 정상화와 의료시스템 복원을 위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나치게 의사·대형병원 중심으로 추진된 제한적인 의료개혁을 의료 공공성의 가치를 중심에 둔 올바른 개혁으로 바꿔야 한다”며 “국민과 보건의료 노동자 모두 행복하고 안전한 의료개혁이야말로 진정한 내란의 종식이고, 올바른 의료개혁”이라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환자의 기본권이 중시되는 의료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회장은 “의정갈등으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우리나라의 의료 상황은 국내 의료가 환자 중심이 아니라서 발생한 것”이라며 “정부와 각 정당은 의료를 정상화해 환자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의료 환경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정 갈등과 의료 개혁 전망은?

 

윤석열 대통령 파면과 두 달 내 이뤄질 대통령 선거는 윤 정권이 추진해온 의료개혁을 뒤집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전망이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최근 의대생들의 완전 복귀로 1년여 만에 변곡점을 맞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실제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한 후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릴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2026학년도 모집인원 조정으로 급한 불을 끈 후 2027학년도 정원부터는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생각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추계위에 위원을 추천하고 참여할지, 그리고 사직한 전공의들이 병원으로 돌아올지가 주요 변수다.

 

의대생과 달리 전공의들은 3월 개시된 상반기 수련에 대부분 복귀하지 않았고, 현재 전공의 숫자는 의정 갈등 이전의 12.4%에 그쳤다.

 

곧 본격화할 대선 정국에서 각 당의 후보들은 일제히 의료개혁에 대한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 사퇴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국민적 불편과 피해가 계속되고 있어 대선 국면에서 보다 일찍 출구를 찾기 위한 해법이 합의될 수도 있다.

 

야당은 기본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2천 명 증원이 무리였다는 인식이 있고, 여당 또한 의료계와 계속 대립하는 양상을 원치 않을 것이므로 전공의 등 의료계에 타협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부는 작년 4월 대통령 직속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한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해왔는데 의대 증원 외에 나머지 의료개혁의 경우 동력 상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작년 8월 첫 결과물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을 포함한 1차 실행방안을 발표했고 지난달엔 지역 2차 병원 육성, 비급여·실손보험 개혁, 필수의료사고 중과실 위주 기소 등을 담은 2차 실행방안을 내놨다.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의개특위를 통한 논의는 동력을 상당 부분 잃을 전망이다. 3차 실행방안에 포함하기로 한 과제는 크게 ▲독립적 진료역량 확보 지원 방안 ▲초고령사회 대비 의료전달체계 확충 ▲미용시장 관리체계 구축 등이다.

 

이 가운데 일정 수련을 거쳐야 개원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개원면허제의 경우 현 단계에선 당장 추진하지 않고, 전공의 수련제도를 먼저 내실화하기로 한 상태다. 개원면허제 만큼이나 의료계에 첨예한 이슈인 미용시장 관리체계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없는 상태인데 적어도 이 두 과제는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필수·지역의료 강화나 초고령사회 대비 등의 필요성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실제로 여야나 각계 이견 없이 추진 중인 세부 과제들도 있는 만큼 상당수 개혁 과제는 ‘윤석열표 의료개혁’의 이름이 아니더라도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한기봉 기자 healtheco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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