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주의력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의 증상을 흔히 ‘성격 문제’로 치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의학은 이를 명확한 신경발달 질환으로 규정하고 있다. 바로 ADHD(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라고 불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다.
아동기에 주로 발견되지만, 최근에는 성인 환자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초등학생의 5% 정도가 ADHD 증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 전 세계적 학령기 아동 청소년의 유병률은 약 3∼8% 정도로 알려져 있다.
ADHD는 뇌의 전두엽 기능과 관련된 ‘자기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주의집중, 충동 억제, 행동 조절이 어려워 일상생활과 학업, 직장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집중력이 부족한 상태와는 다르며, 뇌 기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4년 사이에 환자 수 3배 늘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따르면 ADHD 환자 수는 2020년 7만 9248명에서 지난해 26만251명으로 3.3배나 늘었다. 지난해 국내 ADHD 진료비는 1909억 원으로, 2020년(461억 원) 대비 314%나 급증했다.
2024년 기준 환자 수는 10대(9만 4233명)가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6만 8816명), 9세 이하(5만 6048명) 등의 순이었다.
◇증상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충동성
증상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우선 ‘주의력 결핍’이다. 과제나 일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하고 쉽게 산만해지고 실수가 잦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한다.
두 번째는 ‘과잉행동’으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계속 움직이며 필요 이상으로 말을 많이 한다. 또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
세 번째는 ‘충동성’이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고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며 타인의 대화를 자주 끊는다.
이런 증상은 어린 시절부터 나타나며, 성인이 되면 과잉행동은 줄고 대신 집중력 저하와 충동적 의사결정 문제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왜 생기나… 원인은 ‘복합적’
ADHD의 원인은 단일하지 않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증가한다.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불균형하거나 임신 중 흡연·음주, 조산 등 발병 요인도 있다.
부모가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고 잘못 키워서 생긴 병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다.
◇‘완치’보다 ‘관리’ 개념으로 치료
ADHD는 완치보다 관리 개념에 가깝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약물치료로는 중추신경 자극제를 사용한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기능을 조절해 집중력을 개선하는데 약효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
시간 관리, 계획 수립하기 훈련, 부모 교육 및 가족 상담, 학교 및 직장 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규칙적인 수면을 하게 하고 스마트폰과 게임 사용을 조절하며 운동을 통한 에너지 발산을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하면 학업 및 직장 적응에 실패하고 낮은 자존감으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성인 ADHD의 경우 사회적 관계와 경제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ADHD는 빨리 발견할수록 예후가 좋다. 아이가 유난히 산만하거나 또래보다 충동적인 행동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성격으로 넘기지 말고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성인의 경우에도 업무 집중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일상 관리가 반복적으로 무너진다면 진단을 고려해볼 수 있다.
ADHD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뇌 기능의 차이에서 비롯된 질환이다. 환자에 대한 비난이나 낙인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그리고 주변의 이해와 칭찬이 함께할 때 ADHD는 충분히 관리 가능한 상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