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비만치료약 ‘마운자로’가 지구촌 매출 1위 의약품 됐다

1분기 매출 약 13조 원...기적의 항암제 ‘키트루다’ 제쳐
첫 출시 비만약 ‘위고비’는 상대적으로 밀려
국내에서도 ‘마운자로’가 ‘위고비’ 추월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2022년 5월 출시된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Co.)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가 머크(Merck&Co.)사의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은 마운자로가 올해 1분기 87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같은 기간 키트루다 매출 79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를 제치고 지구촌 1위 매출 의약품이 되었다고 7일 보도했다.

 

키트루다는 2023년 1분기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Humira)’를 제치고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에 오른 뒤 선두를 유지해왔다. 키트루다는 2014년 승인 당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혁신 치료제였다.

 

 

릴리의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Zepbound)’까지 합산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모두 동일한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 기반 치료제다. 두 제품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365억 달러로, 같은 기간 키트루다 연간 매출(316억 달러)을 크게 웃돌았다.

 

젭바운드는 릴리의 경쟁사인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보다 늦게 출시됐음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고비는 마운자로보다 1년 먼저 출시됐다.

 

마운자로는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 속에서 복제약이 출시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압박으로 위고비 등 GLP-1 단일 계열 약가가 내려가는 상황에서도 성장세가 꺾이지 않았다.

 

마운자로는 위고비와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 ‘SURMOUNT-5’에서 위고비 대비 47% 높은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면서 더 주목받았다. 미국에서도 지난 3월 기준 마운자로의 시장 점유율이 위고비 대비 7.2%포인트 더 높다.

 

시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글로벌 제약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의 에번 사이거먼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에 “이제는 ‘킹 키트루다’에서 ‘킹 티르제파타이드’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며 “약효와 안전성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키트루다는 2014년 승인 당시 여러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면역항암제 시대를 연 ‘혁신 신약’으로 평가받았다. 반면 티르제파타이드는 비만과 당뇨라는 훨씬 더 거대한 대중 시장을 기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국내에서도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위고비는 2024년 10월에, 마운자로는 10달 늦은 2025년 8월에 국내 출시됐다.

 

2025년 여름까지만 해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위고비가 약 73% 수준 점유율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주 체제였다.

 

하지만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된 뒤 상황이 빠르게 바뀌었다. 공식 통계는 없으나 마운자로는 출시 4개월 만에 국내 처방 건수에서 위고비를 추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11월 기준 두 약의 합산 처방 건수는 약 16만8천 건이다. 현재 국내 제약업계가 추정하는 시장 점유율은 대략 6대 4 정도로 마운자로가 앞서고 있다.

 

한 달 복용 비용은 마운자로가 더 비싼 편이다. 위고비는 2025년 가격을 인하했다. 위고비는 0.25mg 시작 단계에는 약 21만~25만 원, 2.4mg 유지 단계에는 약 37만~42만 원 수준이다.

 

마운자로는 2.5mg 시작 단계에 약 30만~35만 원, 고용량 유지 단계에는 약 55만~65만 원까지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