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생리대. 필요하면 누구나 가져가세요”

7월부터 우선 10개 지자체에 공공생리대 540만 팩 무료 공급
성평등부, ‘공공생리대’ 시범사업 일반경쟁입찰 공고
도서관, 문화센터 등 지역 공공시설에 생리대 지급기 설치
내년부터는 전국에 무상 공급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이제는 유럽의 일부 국가처럼 우리나라도 생리를 하는 모든 여성은 나이와 직업, 수입 등에 관계 없이 필요하면 누구나 공공시설에 비치된 생리대 지급기에서 생리대를 가져가서 쓸 수 있는 시대가 곧 온다.

 

우선 7월부터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10여 곳에서 공공생리대 540만 팩이 무상으로 제공된다.

 

8일 조달청 나라장터에는 성평등가족부가 올린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생리대)’을 위한 일반경쟁입찰이 게재됐다.

 

성평등부는 제안요청서에서 “생리대가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며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기초자치단체 10여 곳의 납품 요구에 맞춰 양질의 생리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성평등부는 지난달 23일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을 운영할 기초지방자치단체 10여 곳을 21일까지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선정된 지자체는 준비 기간을 거쳐 7월부터 순차적으로 사업을 시작한다. 내년에는 전국으로 확대된다.

 

공공생리대는 주민자치센터, 공공도서관, 문화센터, 복지관, 보건소, 가족센터, 청소년센터 등 지역 내 주요 공공시설에 지급기를 설치해 필요한 때 누구나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다.

 

올해 시범사업 공공생리대 낙찰 업체는 날개형 일회용 생리대(중형) 2개가 포장된 팩을 540만 개 생산하게 된다. 예산은 19억 4400만 원이 책정됐다. 이에 따라 한 팩의 단가는 360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한편, 쿠팡과 다이소 등에서 선보인 초저가 생리대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면서 업계 전반에는 생리대 가격 인하 압박이 커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자체브랜드(PB) 위생용품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대용량 묶음 판매나 온라인 전용 할인 상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편의점과 이커머스 업체들 역시 초저가 위생용품 수요 증가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공생리대 사업이 새로운 조달 시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중소 위생용품 업체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공생리대 사업에는 성평등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는 품질의 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는 업체가 선정된다. 정부의 가용 예산이 19억 4400만 원인만큼 1팩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이 360원을 넘기면 안 된다.

 

다만 지나친 가격 경쟁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생리대는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흡수력과 안전성, 원재료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낙찰 업체는 ‘약사법’에 따라 의약외품 제조 시 준수사항을 지켜야 한다. 생리대 표지는 균일하고 이물, 오염, 천공, 찢김이 없어야 하며, 생리대의 표지와 흡수체, 방수층은 견고하게 접합돼야 한다. 아울러 패드 외형은 반듯하고 날개의 좌·우 대칭이 양호해야 한다.입찰 마감일은 19일 오전 10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지난 3월 10일 국무회의에서 “연령, 소득과 무관하게 생리대가 필요한 모든 여성이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원 장관은 “기존 정부 지원은 청소년 대상 바우처 중심 지원으로 한정돼 생리대가 필요한 순간에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 대상 확대와 접근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행 바우처 지원 방식 외 현물 지원을 병행해 여성 건강권을 제고할 뿐 아니라 생리대 물가 인하 효과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