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안전

장마철 복병, '감전' 사고 조심하세요

물과 습기는 전기의 통로 역할
적은 전류에도 치명적 사고
감전돼 쓰러진 사람 만지지 말아야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매년 장마철이 되면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와 산사태, 하천 범람에 대한 경각심은 높아진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이 있다. 바로 감전사고다.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비와 습기는 전기의 통로 역할을 하면서 평소보다 훨씬 적은 전류에도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장마철을 ‘감전사고의 계절’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여름철인 6~8월에는 연중 감전사고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다. 높은 습도와 잦은 침수, 노후 전기설비, 야외 전기기기 사용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0일에도 감전사고가 발생했다.  10일 오전 11시 57분께 경기 화성시 정남면 보통리 국도 43호선 교차로 개선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50대 근로자 A씨가 고여있는 빗물을 퍼내려고 양수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장에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한 시간 동안 12㎜의 강한 비가 내렸다.

 

그런데 근처에서 작업하던 동료가 A씨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안타깝게도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은 A씨 시신에 나타난 흔적을 미뤄볼 때 양수기 작업 중 감전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장마철은 감전사고의 계절…이런 곳이 위험하다

 

사람 몸은 원래 어느 정도 전기에 저항을 갖고 있지만 피부가 젖으면 저항이 크게 낮아진다. 같은 전압이라도 마른 손으로 만질 때보다 젖은 손으로 만질 때 훨씬 많은 전류가 몸속으로 흐르게 된다.

 

특히 심장을 통과하는 전류는 심장박동을 멈추게 하거나 치명적인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다. 작은 전류라도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는 이유다.

 

비 오는 날에는 주변 어디에서나 감전 위험이 존재한다. 가장 흔한 곳은 침수된 주택이다. 집 안으로 물이 들어왔는데도 전기차단기를 내리지 않고 물을 퍼내거나 전기제품을 만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속에는 전기가 퍼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거리의 가로등과 신호등도 주의 대상이다. 오래된 전선이나 누전이 발생한 시설은 빗물 때문에 금속 부분에 전기가 흐를 가능성이 있다.

 

에어컨 실외기 역시 위험하다. 집중호우로 실외기가 침수되거나 전선이 손상되면 누전이 발생할 수 있다.

 

공사현장은 더욱 위험하다. 젖은 전선과 금속 구조물, 전동공구가 많아 감전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장소다.

 

 

◇이런 행동은 절대 금물


장마철 감전사고는 대부분 작은 방심에서 시작된다. 집이 침수됐는데 전원을 끄지 않은 채 물을 퍼내는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젖은 손으로 콘센트를 만지거나 플러그를 뽑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이 고인 곳에서 전기릴선이나 멀티탭을 사용하는 행위도 금물이다.

 

비가 오는 날 전선이 끊어져 떨어져 있다면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한다. 겉보기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주변 바닥까지 전기가 퍼질 수 있다.

 

감전사고를 목격했다면 감전된 사람을 맨손으로 잡아당기면 구조자까지 감전될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누전차단기는 생명을 지키는 마지막 장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장치는 누전차단기다. 누전차단기는 전기가 새어 나가는 것을 감지하면 0.03초 안팎의 짧은 시간 안에 전원을 차단해 감전을 막아준다.

 

하지만 설치만 되어 있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매달 한 번 정도 시험 버튼(TEST)을 눌러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버튼을 눌렀을 때 전원이 차단되지 않는다면 즉시 교체하거나 점검을 받아야 한다.


누전차단기를 내릴 수 없다면 마른 나무막대나 플라스틱 등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체를 이용해 전선이나 전기기기와 분리해야 한다.

 

◇장마철 감전사고 예방 7가지 수칙

 

-침수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차단기를 내린다.

-젖은 손으로 전기제품을 만지지 않는다.

-침수된 전기제품은 완전히 점검받기 전까지 사용하지 않는다.

-노후 전선과 벗겨진 전선은 즉시 교체한다.

-빗속에서는 가로등·신호등·에어컨 실외기에 불필요하게 접촉하지 않는다.

-야외에서는 방수형 콘센트와 누전차단기를 사용한다.

-끊어진 전선을 발견하면 즉시 119나 한국전기안전공사에 신고하고 접근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