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임신중지약 ‘미프진’ 101개 국서 사용한다

OECD는 38개 국 중 33개 국이 허용
대다수 국가, 의사처방전 있어야 약국서 구입
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라, “모성사망률 낮추고 여아 보호”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허용 방안 검토를 지시한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은 현재 전 세계 101개 국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87%가 사용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평등가족부는 20일 2024년 기준으로 경구용 임신중지 약물은 전 세계 101개 국에서 허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1988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1991년 영국, 1992년 스웨덴에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1999년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러시아, 스페인, 스위스 등 15개 국에 도입됐다. 미국은 2000년, 호주는 2012년, 캐나다는 2015년이다. 가장 늦은 일본은 2023년 임신중지 약물 사용을 승인했다.

 

미국이나 유럽 국가, 호주 등 대다수 국가는 의사 처방전이나 의료서비스 체계 내에 있어야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미 연방대법원은 2024년 6월 임신중지 약물에 대한 접근을 제한해달라며 제기한 낙태 반대단체들의 소송을 만장일치로 기각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만 보면 38개 회원국 가운데 33개 국에서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 폴란드, 튀르키예, 슬로바키아, 코스타리카 등 5개 국에서만 사용이 불법이다.

 

‘미프진’이라는 제품명으로 유명한 임신중지 약물은 임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을 차단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과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미소프로스톨’ 성분으로 구성된다. 두 성분은 모두 2005년 세계보건기구(WHO) 필수 의약품 목록에 올랐다.

 

WHO는 세계적으로 임신중지의 45%가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사망사고와 질병 감염을 임신중지 약물 사용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HO는 “임신중지 의료 접근성을 보장하는 것은 모성 사망률을 낮추고 임부와 여아의 존엄성을 보호해준다”고 말한다.

 

국내 판권을 보유한 현대약품은 2021년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지만, 아직 승인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모성보호법 개정 등 법적 근거가 있어야 품목허가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0년 말까지 대체입법을 제정하라고 주문했지만 이뤄지지 않아 6년째 법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단체연합은 15일 논평에서 “식약처는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아 판매 허가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현행법상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법률 자문을 여러 번 받은 것을 숨기고 도입을 미뤄왔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관련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이더라도 임신중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재량권을 주자는 취지로 발언한 만큼, 조만간 관련 부처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