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환자가 병원을 옮길 때 기존 CT·MRI 촬영 영상을 이동식 저장 장치인 CD나 USB로 옮겨 담아 직접 전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자료가 누락되거나 새로 옮긴 병원이 영상 품질 등을 이유로 다시 촬영하자고 요구해 환자가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사라져 환자들의 불편과 의료비,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줄어들 전망이다.
환자가 스마트폰 QR코드를 이용해 기존 의료 영상을 다른 병원에 직접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31일 보건복지부의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복지부는 개인 의료데이터 조회가 가능한 스마트폰 ‘나의건강기록’ 앱에 CT·MRI 영상정보를 연동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환자는 ‘나의건강기록’ 앱에서 전송할 의료 영상과 새로 옮기는 병원을 선택한 뒤 QR 코드 인증을 거쳐 CT, MRI 촬영본 등을 보낼 수 있다.
정부는 시스템이 정착되면 불필요한 중복 검사를 줄여 환자의 비용 부담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 지출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CT 재촬영률은 매년 상승했다. 2022년 25.8%에서 2023년 26.2%, 2024년 26.5%, 2025년에는 26.8%까지 올랐다.
MRI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MRI 촬영 후 30일 안에 다른 병원을 찾은 환자 22만 4894명 가운데 13.8%인 3만 944명이 검사를 다시 받았다.
재촬영으로 건강보험에 청구된 급여비는 CT 491억 5200만 원, MRI 159억 원 등 총 650억 5200만 원에 달했다.
특히 CT는 엑스선을 이용하는 검사여서 불필요한 재촬영을 줄일 필요가 있다. MRI는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지만 검사 비용이 비싸고 촬영 시간이 길어 환자의 부담이 크다.
앞서 정부가 CT와 MRI 등 검사 가격을 낮추는 개편안을 발표했지만, 검사 단가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병원을 옮긴 환자에게 같은 검사를 다시 요구하는 관행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검사 가격 인하와 별도로 병원 간 영상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해 중복 촬영 자체를 줄이기로 한 것이다.
다만 영상 공유 시스템이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재촬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영상의 화질이 진단에 충분하지 않거나 환자 상태가 달라진 경우, 정밀한 비교가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다시 촬영할 수 있다.
정부는 기존 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데도 병원 간 공유가 원활하지 않아 반복되는 검사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스템이 안착하면 환자의 의료비와 검사 부담을 덜고, 고가 의료장비의 불필요한 사용으로 발생하는 건강보험 지출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