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기록적인 이상폭염으로 노인층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보건당국은 폭염을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으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노인층은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꼽혀 어느 때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폭염은 단순히 더운 날씨를 의미하지 않는다. 높은 기온과 습도가 장시간 이어질 경우 우리 몸은 체온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탈수,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등 다양한 온열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의식 저하와 장기 손상,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올해 온열질환감시체계에 잡힌 환자는 5월 15일부터 7월 30일까지 1701명이나 된다. 사망자는 총 13명이다. 대부분이 남성(77.6%)이었고, 연령별로는 65세 이상(31.6%)이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질환별로 보면 열탈진(61.1%), 열사병(16.3%), 열경련(12.2%) 순으로 비중이 컸다. 온열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26.6%) 등 실외(79.4%)가 대부분이었다.
노인들이 폭염에 더욱 취약한 이유는 신체 기능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땀 분비 기능이 감소하고 혈액순환 능력이 떨어져 체온 조절이 쉽지 않다. 또한 갈증을 느끼는 감각이 둔해져 몸속 수분이 부족해져도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혈압이나 심장 기능에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여기에 고혈압, 당뇨병, 심부전, 만성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은 폭염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는다. 일부 이뇨제나 혈압약 등 복용 중인 약물이 체내 수분 배출을 증가시키거나 체온 조절 능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더욱 세심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의료진은 평소 복용하는 약을 임의로 중단하기보다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이상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경우 건강 이상이 발생해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무더위 속에서 의식을 잃거나 탈진해 발견이 늦어질 경우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폭염 대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과 이웃의 관심이라고 강조한다.
노인들이 폭염을 안전하게 이겨내기 위해서는 생활 속 예방수칙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가장 기본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조금씩 자주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으며, 카페인이 많은 음료나 과도한 음주는 오히려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의 가벼운 옷을 착용하고, 실내에서는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적절히 사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폭염이 가장 심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출과 야외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양산이나 모자를 착용하고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특히 농촌 지역에서 농작업을 하는 고령자는 짧은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나 이웃은 부모와 주변 어르신에게 하루 한두 차례 안부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무더위쉼터와 경로당, 복지관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폭염 속에서는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심한 어지럼증, 두통, 메스꺼움, 근육경련, 과도한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해 몸을 식히고 물을 마셔야 한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의식이 흐려질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거나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열사병은 신속한 응급조치 여부에 따라 생존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얼음물에 몸을 담그거나 지나치게 차가운 물을 사용하는 것은 혈관을 급격히 수축시켜 오히려 열 배출을 방해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는 물을 조금씩 마시게 하되, 의식이 흐리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에는 질식 위험이 있어 물을 먹여서는 안 된다.
기록적인 폭염은 누구에게나 위험하지만, 노인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