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2026년 여름의 기록적 폭염은 사람에게 해로운 곤충에도 영향을 미쳤다.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로 모기 활동이 위축되면서, 7월 하순~8월 초 전국 채집 모기가 한 달 새 약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흔히 여름을 ‘모기의 계절’로 생각하기 쉽지만, 모기는 극심한 더위에 매우 약한 곤충이다.
다만 모기는 25~30도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해 더위가 꺾이고 초가을에 접어들면 다시 늘 것으로 보인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9~38도에 달했던 지난주(2~8일) 서울 시내 55곳에 설치된 모기 측정기에서 채집된 모기는 총 1만 898마리였다. 하루 평균 1557마리로, 폭염과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전인 지난달 12~18일 채집량보다 32%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 감소했다.
모기는 기온이 33도 이상으로 더워지면 활동성이 떨어지고, 35도 이상에서는 서식지인 물웅덩이가 말라붙어 생존과 번식이 어려워진다. 실제로 한반도 온난화는 모기 개체 수를 줄였다. 서울에서 최근 5년간 채집된 모기(6월 1일~8월 8일)는 연평균 14만 마리 정도로, 이전 5년(2017~2021년) 평균보다 40%나 줄었다.
올여름 비가 적게 내린 점도 영향을 끼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전국 누적 강수량은 326.1㎜로 최근 10년 중 가장 적었다. 게다가 비가 고르게 내리기보다 특정 일에만 집중적으로 쏟아진 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모기가 번식할 물웅덩이가 오래 유지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김동건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장은 “올해는 적은 강수량과 폭염으로 모기의 서식지 자체가 줄어들었지만, 비가 내리고 불볕더위가 끝나면 모기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기 피해를 줄이려면
해 질 무렵이 되면 모기에게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기온이 적당히 내려가고, 습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잦아들고,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난다. 모기가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숨어 있던 개체들이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특히 장마철 이후에는 웅덩이와 고인 물이 늘어나면서 모기 개체 수가 급증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기를 잡는 데 집중하지만, 성충을 잡는 것보다 유충이 자라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모기 한 마리는 한 번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알을 낳는다. 따라서 초여름에 번식지를 제거하면 7월과 8월의 모기 발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핵심은 단 하나다. 고인 물을 없애는 것이다. 모기는 생각보다 적은 양의 물에서도 번식한다. 병뚜껑 하나 분량의 물에서도 유충이 자랄 수 있다. 특히 단독주택은 모기 번식지가 집 주변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마당의 고인 물을 제거하고 화분 받침대, 빈 양동이, 물뿌리개, 플라스틱 통, 빗물 고이는 덮개 등은 모두 모기 산란장이 될 수 있다. 집 주변 배수구에 낙엽, 흙, 쓰레기가 쌓여 물이 고이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빗물통이나 물탱크를 사용하는 경우 반드시 뚜껑을 닫아야 한다.
아파트 단독주택보다 모기 번식지가 적지만 방심하기 쉽다. 베란다 배수구에 물이 장기간 고여 있으면 모기 서식지가 될 수 있다. 에어컨 실외기 주변에도 물이 지속적으로 고여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화분 받침대는 아파트에서 가장 흔한 모기 번식지 중 하나이니 자주 비워줘야 한다. 작은 틈만 있어도 모기는 쉽게 들어오니 방충망을 설치하는 게 좋다.
◇모기의 생존 한계
모기가 번식하는 최적 기온은 25~28도다. 기온이 32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모기의 신진대사가 지나치게 촉진되어 수명이 급격히 단축된다. 탈수 증상이 심해지며 날갯짓이나 혈액 흡혈 활동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모기는 하수구나 물웅덩이 같은 산란지에 알을 낳고 장구벌레 과정을 거치는데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이어지면 야외의 소규모 고인 물이 빠르게 증발해 버려 유충이 성충으로 자라지 못한다.
모기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는 변온동물이다. 햇볕이 뙤약볕처럼 내리쬐는 야외에서는 금방 말라 죽기 때문에 활동을 멈추고 풀숲 아래, 하수도, 지하 주차장, 그늘진 실내 등 서늘한 곳으로 숨어든다.
폭염 기간 동안 숨어 있거나 번식을 멈췄던 모기들은 9~10월 초가 되어 기온이 25도 안팎으로 선선해지면 다시 번식과 활동을 재개한다. 또한 밤 기온이 내려가면 따뜻한 실내로 대거 유입되기 때문에 한여름보다 가을철에 모기에 잘 물린다.
파리는 모기보다는 몸집이 커서 약간 더 견디긴 하지만 역시 변온동물이어서 30도를 넘으면 활동이 둔화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