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일본서 쉽게 사는 진통제 ‘이브’…국내 반입은 왜 금지될까

일부 제품에 향정신성 성분…국내 품목허가도 안 받아
같은 성분 국내 약은 허가받아 유통…“성분 확인 필수”

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 |
 

일본에서 ‘이브(EVE)’는 상당히 인기 있는 대표적인 진통제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어 한국 관광객이 일본에서 두통이나 생리통이 생겼을 때 많이 복용하고 남은 약은 가져오기도 한다.

 

일본 SS제약이 1985년 출시한 약으로 이브A, 이브A EX, 이브퀵, 이브퀵DX 등 여러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 도착하면 이브, 감기약 ‘파브론 골드A’ 등 마약류 성분 함유 의약품을 국내에 반입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관세청 문자 메시지가 오기도 한다.

 

그래서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에는 “일본에서 복용하고 남은 ‘이브’ 가져와도 될까요”라는 질문이 자주 올라온다.

 

‘이브’는 국내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 약이다. 이브 일부 제품에 포함된 마약류 성분인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요소’ 때문이다. 진정 효과가 있는 이 성분은 국내에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브의 주성분은 이부프로펜이다. 이부프로펜 자체는 한국에서도 흔하게 사용하는 진통·해열 성분이다. 이부프로펜이 들어 있어서 한국 반입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되는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요소는 통증에 대한 민감성을 낮춰 이부프로펜의 진통 효과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국내에서는 이 성분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마약류 관리 체계의 규제 대상에 해당된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약국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해도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은 문제가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진통제 중에도 이브처럼 알릴이소프로필아세틸요소가 함유된 일반의약품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가 판매 중인 제품은 의존성 등에 대한 확인을 거쳐 허가가 났다.

 

2025년부터 단속이 알려지면서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에서 이브를 사 왔다가 세관·검역 과정에서 적발돼 반납 또는 폐기 처분되는 사례가 보도됐다. 관세 당국도 외국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이라도 국내에서 규제되는 성분이 들어 있으면 반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대한약사회 오인석 부회장은 언론에 “허가받은 약은 규제 당국이 유통 과정을 엄격히 감시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다. 성분이 같은 약이라고 해서 무분별하게 반입되면 당국의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에서 약을 구매했다가 남아서 가져오려 할 때는 성분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의약품 접근성이 좋은 만큼 외국에서 특정 약이 싸다는 이유로 많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