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이슈 따라잡기] 대변검사에서 대장내시경으로…국가 대장암 검진 논의 어디까지 왔나

큰 틀은 2028년부터 45세 이상 10년에 한 번 내시경
수면내시경 비용, 용종 제거 비용, 몇 살까지 검진 등 확정 못해
숙련된 의사와 병원, 장비의 충분한 확보도 문제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대장암 국가검진 도입 문제가 어디까지 와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부는 2026년 2월 24일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을 통해 대장암 검진에 대장내시경을 도입하는 방향을 공식화하고, 세부 설계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핵심은 45세 이상 성인에게 10년 간격으로 대장내시경을 실시한다는 것으로, 도입 목표 시점은 2028년이다.

 

지금까지는 50세 이상 국민에게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하고, 여기서 이상 소견이 나온 사람에게 대장내시경을 하는 방식이었는데, 대장암 국가검진 제도가 대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용종을 찾아 제거함으로써 대장암 자체를 예방하는 국가검진 체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셈이다.

 

다만 아직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대상 연령의 최종 범위, 기존 분변검사와의 관계, 검사 비용과 본인부담, 수면내시경 비용, 검사기관과 의료인력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대장내시경 국가검진 도입’이라는 큰 방향은 정해졌지만, 국민이 실제로 어떤 조건과 비용으로 검사를 받게 될지는 앞으로 1~2년 동안의 세부 제도 설계에 달려 있다.

 

□큰 틀은 '45세부터, 10년에 한 번'

 

현재 정부가 제시한 방향은 4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진을 도입하고, 10년 간격으로 실시하는 방안이다. 이는 기존의 ‘50세 이상, 매년 분변잠혈검사’와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다.

 

대장내시경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매년 검사를 반복하는 대신 긴 간격을 두고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검사 과정은 분변검사보다 훨씬 복잡하다. 검사 전날부터 장을 비우기 위한 장정결제를 복용해야 하고, 검사 당일 일정 시간 의료기관에 머물러야 한다.

 

그럼에도 대장내시경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장내시경은 암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검사 도중 발견한 선종성 용종 등 암의 전 단계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즉 ‘암을 일찍 찾는 검사’이면서 동시에 ‘암이 생기기 전에 싹을 자르는 예방적 검사’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몇 살까지, 대상을 차별화할지는 미정

 

현재 논의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대상 연령이다.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서는 45세부터 검진을 시작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그러나 검진을 언제까지 시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향후 국가검진 세부 기준에서 보다 명확하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국립암센터의 검진 권고안과 정부의 정책 발표 사이에는 연령 상한 표현에도 차이가 있다. 검진 권고에서는 일정 연령 범위를 제시하고 있지만, 정부 발표에서는 ‘45세 이상’이라는 큰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고령층에서는 나이만으로 검진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건강 상태와 기대수명, 기존 검사 결과, 동반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70대라도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기대수명이 충분하다면 대장암 검진의 이득이 클 수 있다. 반면 고령이면서 여러 질환을 앓고 있거나 검사 자체의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무조건적인 대장내시경이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최종 제도는 단순히 “몇 세 이상이면 모두 검사”하는 방식보다 연령과 건강 상태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세밀하게 설계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최근에 대장내시경을 받은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지, 몇 년 안에 다시 국가검진 대상이 되는지 등 문제도 아직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수면내시경 및 용종제거 비용은 누가?

 

국민이 가장 궁금해할 문제 중 하나는 비용이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자체의 비용뿐 아니라 장정결, 조직검사, 용종 절제, 진정 또는 수면검사 등 여러 비용 요소가 따라붙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당수 국민이 수면내시경을 선호한다. 그러나 국가검진에 대장내시경이 포함된다고 해서 수면내시경 비용까지 모두 국가가 부담한다는 뜻은 아니다. 검사 자체에 대한 국가검진 지원과 진정 비용의 부담 문제는 별도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용종이 발견됐을 때도 문제가 생긴다. 단순 검진 과정에서 발견된 용종을 제거할 경우 어디까지를 국가검진의 범위로 볼 것인지, 치료 과정으로 전환된 이후 비용은 건강보험에서 어떤 방식으로 부담할 것인지도 세부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정부가 2028년을 목표로 내세운 이유는 이런 복잡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숙련 의사인력은 충분한가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에 도입하면 검사 수요는 급격히 늘어날 것인데 전국의 의료기관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검사실과 장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장내시경은 검사자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얼마나 꼼꼼하게 대장을 관찰하는지, 작은 용종을 놓치지 않는지, 발견된 병변을 안전하게 제거하는지에 따라 검사의 질이 달라진다.

 

국가검진으로 확대할 경우에는 자연스럽게 검사기관 인증과 질 관리, 의사의 숙련도 평가, 합병증 관리 체계가 더욱 중요한 문제가 된다.

 

‘대장내시경을 많이 하는 것’보다 ‘좋은 품질의 대장내시경을 안전하게 하는 것’이 국가검진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분변검사는 사라질까?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정부의 방향은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 체계에 도입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분변검사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보기는 이르다.

 

대장내시경을 원하지 않거나 검사 위험이 있는 사람, 의료기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사람에게는 분변면역화학검사가 여전히 유용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하나의 검사만 강제하는 방식’보다 대장내시경과 분변검사 가운데 선택권을 주는 방식도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된다.

 

따라서 2028년 제도가 실제로 시행될 때는 대장내시경을 중심으로 하되, 일정한 조건에서는 분변검사를 병행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복수의 검진 경로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2019~2024년 시범사업…“국가검진으로 가능하다” 확인

 

대장내시경을 국가검진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하루아침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정부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대장내시경 국가암검진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실제 국민을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진을 시행하면서 암 발견 효과와 검사 과정의 안전성, 합병증 발생 여부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시범사업에서는 2만6000여 건의 대장내시경이 실시됐고, 140건의 대장암이 발견됐다. 암 발견률은 약 0.56%였다. 출혈과 천공 등 중대한 합병증도 발생했지만 전체 검사 건수에 비하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대장내시경이 단순히 개인 건강검진이나 병원 진료 차원의 검사를 넘어 국가 단위의 검진 프로그램으로 운영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됐다.

 

위암이나 폐암, 간암과 달리 대장암은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대장의 점막에 생긴 일부 용종은 시간이 지나면서 선종으로 발전하고, 일부는 다시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용종이 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험한 용종을 미리 찾아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오래전부터 대장내시경의 예방 효과를 높게 평가해 왔다.

 

□연간 3만 명 발생, 1만명 사망

 

연간 3만 명 이상이 새로 걸리고, 1년에 1만 명 가까이 목숨을 잃으며, 현재 34만 명 이상이 대장암을 경험한 상태다.

 

2023년 대장암 신규 환자는 3만2,610명으로, 갑상선암·폐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 암이다. 전체 신규 암의 11.3%를 차지했다. 남성이 여성보다 약 1.4배 많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6.6%로 가장 많았고, 70대 20.0%, 50대 19.7% 순이다. 신규 대장암 환자의 약 3분의 2가 50~70대에 집중돼 있다.

 

사망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2024년에는 대장암으로 9,683명이 사망했다. 전체 암 사망자 8만8,933명의 10.9%로, 폐암·간암에 이어 세 번째로 사망자가 많은 암이다. 남성에서는 폐암·간암에 이어 대장암이 세 번째로 사망자가 많고, 여성에서는 폐암에 이어 두 번째다.

 

인구 10만 명당 사망률은 2024년 기준 19.0명으로, 폐암(38.0명), 간암(20.4명)에 이어 세 번째다. 10년 전인 2014년의 대장암 사망률 16.5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높아졌다.

 

대장암은 발생은 조금씩 감소하거나 정체하는 반면, 고령화의 영향으로 사망 부담은 여전히 상당한 암이다.

 

2023년 대장암 유병자는 남성 20만38명, 여성 14만26명으로 합계 약 34만 명이다. 과거에 대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생존하고 있는 사람이 34만 명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