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

임신중지약 ‘미프진’ 내년 1분기 도입...임신 9주 이하 대상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후 7년 만에 결정
초기 2년 의료기관 내 의사 직접 처방·조제 원칙
미성년자 처방 시 부모 동의·건강보험 적용 여부는 미정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허용되고 안전이 입증된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도입 결정이 낙태죄 위헌이 결정난 지 7년 만에 드디어 이뤄졌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16일 보건복지부·식품의약품안전처와 임신중지 약물 도입 방안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보고했다.

 

가장 논란이 컸던 복용 허용 주수는 임신 63일(9주 미만) 이내로 결정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12주 미만 여성에게 미프진을 통한 임신중지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지만, 식약처는 임상시험 자료 등을 근거로 허용 주수를 보수적으로 결정했다.

 

또 도입 초기 2년 동안은 병원에 직접 방문해 의사가 병원 내에서 처방·조제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의사 처방전을 갖고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아직 개정되지 않아 약사가 처벌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다만 2년내 법 개정을 추진해 점진적으로 접근성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임신중지 과정은 엄격하게 통제된다. 임신중지를 시도할 때는 보통 1약(미페프리스톤)과 2약(미소프로스톨)을 복용해야 하는데, 병원에서 1약을 복용한 뒤 24~48시간 후 2약을 복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후 7~14일 이내에 병원을 방문해 임신중지 결과를 확인하도록 했다.

 

현재 현대약품이 임신중지약 ‘미프지미소정’의 9주내 복용 품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미프지미소정은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 4정을 순차 투여하는 패키지 제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신중지 약물 사용 대상을 임신 9주 이하로 제한한 것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는 12주 이내를 권고하고 있지만, 의료 환경 또는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약품이 신청한 제품은 9주 이내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바탕으로 9주 이내로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미프진의 의료보험 적용에 대해서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미프진이 비급여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어떻게 형성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에서 암암리에 판매되는 미프진 가격은 임신 7주 전은 35만 원 내외, 임신 7~12주는 55만 원 내외다. 병원에서 복용했을 때의 비용이 이보다는 낮아야 불법 온라인 거래를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성년자에게 보호자 동의 없이 처방·복용을 허용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관계부처는 미프진 도입 전 이 문제를 포함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미성년자가 안전하게 임신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가이드라인에 담을 것”이라며 “임신중지를 원하는 청소년의 심리·정서적 지원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