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암 환자 우울증, 사망 위험 증가와 관련 있다"

美 연구팀 “암 진단 후 4주 내 심리치료 받으면 암 사망 위험 21% 낮아”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암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이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진단 직후 심리치료를 받으면 암 사망 위험이 21%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에드먼드 M. 차오 박사팀은 29일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방사선종양학회(ASTRO) 연례 학술대회에서 6개 암 환자 26만5천여 명의 의료자료를 분석해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국립암연구소(NCI)의 감시·역학·최종결과(SEER) 자료와 메디케어(Medicare) 자료를 이용해 조사했다.

 

 

분석 대상은 2010~2017년 유방암과 대장암,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 비소세포폐암 진단을 받은 66세 이상 메디케어 수급자 26만5639명이며, 이 중 22%가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았다.

 

우울장애 심리 치료 및 약물 치료 여부를 조사하고, 암 진단 후 4주 안에 정신건강 치료를 받은 것과 암 사망률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8주와 12주 시점에 대해서도 추가 분석했다.

 

그 결과 암과 우울증이 함께 있는 환자는 우울증이 없는 암 환자보다 암 사망 위험이 11% 높았다. 암 진단 1년 후와 5년 후 암 사망률은 우울증 환자가 각각 29%와 43%였으나 우울증이 없는 환자는 21%와 35%였다.

 

반면 우울증 환자가 암 진단 후 4주 안에 심리 치료를 받은 경우, 이 기간에 심리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암 사망 위험이 21% 낮았다.

 

심리치료 시점을 8주와 12주까지 넓히면 암 사망 위험은 각각 13%와 12% 낮은 것으로 나타나 치료 시점이 늦어질수록 심리치료와 사망 위험 감소 간 연관성이 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울증이 있는 암 환자 중 진단 후 4주 이내에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은 3%에 불과했고, 12주까지 범위를 넓혀도 4.6%에 그쳤다.

 

차오 박사는 “이 연구는 암 진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조기에 찾아내 빨리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암 진료에서 환자별로 개별화된 정신건강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우울장애가 암 환자의 20%에서 나타나고 암 치료 결과 악화와도 연관돼 있지만, 증상이 암 자체나 치료 과정에 나타나는 증상과 겹쳐 발견하기 쉽지 않고 정신건강 서비스도 암 치료에 충분히 통합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심리치료와 암 사망 위험 감소의 연관성은 암종에 따라 달랐으며, 전립선암·유방암·신장암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약물치료는 전립선암 환자에게서만 암 사망률 감소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차이는 암 환자의 정신건강과 치료 결과의 관계가 단순하지 않으며, 암 종류와 예후, 치료 과정 등에 따라 필요한 정신건강 지원과 효과적인 개입 방법이 달라질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항우울제는 심리치료보다 훨씬 많이 활용됐지만, 전체 암종 환자를 분석했을 때 항우울제 사용은 암 사망률 감소와는 연관성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