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80세 넘은 부모님, 무릎 인공관절수술 괜찮을까

나이보다 전신 건강·근력·재활 가능성이 중요
수술 후 섬망과 낙상도 주의해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어머니가 무릎이 너무 아파서 걷지도 못하는데, 나이가 82세라 수술을 권하기가 주저됩니다.”

 

80세가 넘은 부모를 둔 가족이라면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다. 무릎 관절염이 심해져 통증이 계속되고 걷는 것조차 힘들어지면 인공관절수술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고령이라는 이유로 수술 자체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80세가 넘었다고 해서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받지 않을 이유는 없다. 최근에는 고령 환자의 수술 경험도 늘어나면서 80대 환자도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경우가 흔하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나이보다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전신 건강상태와 수술 후 재활이 가능한지 여부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은 심하게 닳은 관절면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으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고 걷기나 일상생활이 크게 제한될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연구에서도 80세 이상 환자의 인공관절수술 후 통증과 무릎 기능이 상당히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고령일수록 여러 만성질환을 함께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심장질환, 심부전, 폐질환, 신장기능 저하, 빈혈 등이 심하다면 수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수술 전에는 심전도와 혈액검사 등을 통해 전신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심장이나 폐에 대한 추가검사를 시행한다. 복용 중인 약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수술 전후 복용 방법을 의료진과 조정해야 한다.

 

수술 후 회복을 좌우하는 것은 재활이다. 인공관절을 새것으로 바꿨다고 바로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 후에는 무릎 관절의 움직임을 회복하고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치료가 필요하다. 평소 근력이 크게 떨어져 있거나 혼자 걷기 어려운 환자는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80대 환자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이 수술 후 섬망이다. 섬망은 수술이나 입원 등을 계기로 갑자기 시간과 장소를 혼동하거나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평소와 달리 불안하거나 헛것을 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다.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수면을 지나치게 방해하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움직이며, 안경이나 보청기 등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낙상 예방도 중요하다. 수술 직후에는 다리 근력이 떨어지고 보행이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 걷고, 집 안의 문턱이나 미끄러운 매트 등 낙상 위험 요소를 미리 정리하는 것이 좋다.

 

양쪽 무릎이 모두 심하게 아픈 경우에도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가 양쪽 무릎을 동시에 수술할 경우 한쪽 수술보다 전신적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건강상태에 따라 한쪽씩 수술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한다.

 

결국 “80세가 넘었으니 수술하면 안 된다”는 기준은 적절하지 않다. 오히려 △무릎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걷기와 일상생활이 얼마나 제한되는지 △심장·폐·신장 등 전신 건강상태가 어떤지 △수술 후 재활을 할 수 있는 근력과 의지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무릎 통증 때문에 외출이나 산책조차 포기하고 하루 대부분을 앉거나 누워 지내는 고령자라면, 나이만을 이유로 수술을 포기하기보다 정형외과에서 수술 가능성과 기대 효과를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 수술의 목표는 단순히 무릎을 고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줄이고 다시 걷고 움직일 수 있도록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