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지금까지 14회에 걸쳐 ‘호르몬의 비밀’을 살펴봤다. 호르몬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먹고, 자고, 움직이고, 스트레스를 받고, 나이를 먹는 모든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부터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과 그렐린,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코르티솔, 잠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기분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세로토닌과 도파민까지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몸의 균형을 끊임없이 조절한다.
호르몬 건강에서 중요한 건 균형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갱년기를 경험하고, 남성은 나이가 들면서 테스토스테론이 감소할 수 있다. 갑상선호르몬의 이상은 피로와 체중 변화로 나타날 수 있고, 성장호르몬도 나이가 들면서 분비량이 줄어든다.
호르몬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호르몬 건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균형이다. 어떤 호르몬은 부족해도 문제가 되지만 지나치게 많아도 문제가 된다. 인슐린이 대표적이다. 인슐린은 혈당을 낮추는 데 꼭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몸은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혈당 조절이 어려워질 수 있다.
코르티솔 역시 마찬가지다.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몸과 마음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호르몬은 ‘좋은 호르몬’과 ‘나쁜 호르몬’으로 단순하게 나눌 수 없다. 언제, 얼마나, 어떤 상황에서 분비되느냐가 중요하다.
호르몬 건강의 기본은 생활습관
그렇다면 호르몬 균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특별한 건강식품이나 비법을 찾기보다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먼저다.
첫째는 규칙적인 수면이다. 충분한 수면은 멜라토닌뿐 아니라 여러 호르몬의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둘째는 운동이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하면 혈당 조절과 체중 관리,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된다.
셋째는 균형 잡힌 식사다. 지나치게 당분과 열량이 높은 음식은 줄이고 채소와 통곡물, 콩류, 생선, 적절한 단백질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넷째는 스트레스 관리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충분한 휴식과 운동, 취미, 사회적 관계 등을 통해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다섯째는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필요한 진료다. 모든 사람에게 호르몬 검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증상이 지속된다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호르몬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아야
최근에는 ‘호르몬을 젊게 유지한다’거나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면 노화를 막을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는 필요한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치료가 될 수 있는 반면, 건강한 사람이 임의로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성장호르몬이나 성호르몬 등을 단순히 ‘회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호르몬은 강력한 생리활성 물질이다. 따라서 부족하다고 의심되거나 특정 질환이 있을 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건강한 100세는 호르몬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호르몬은 우리 몸의 지휘자다. 하지만 아무리 훌륭한 지휘자라도 오케스트라의 모든 악기를 혼자 연주할 수는 없다. 유전과 영양, 운동, 수면, 스트레스, 환경, 질병 등 수많은 요인이 함께 작용해야 건강이라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결국 호르몬의 균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존중하는 것이다. 잘 자고, 적절히 움직이고, 건강하게 먹고,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다.
어쩌면 너무 평범해 보이는 이 원칙들이야말로 수십 년에 걸친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일 수 있다.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매 순간 묵묵히 일하고 있다. 우리가 그 존재를 의식하지 않아도 성장과 노화, 식욕과 혈당, 수면과 감정, 성기능과 대사를 조절한다.
호르몬을 안다는 것은 결국 내 몸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 몸을 이해하는 첫걸음은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