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 훈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
선천성 만곡족은 어떤 병인가
선천성 만곡족은 신생아나 영유아에게 나타나는 발 기형 중 하나로, 발생 빈도는 1000명당 약 1
명 정도이다. 발이 안쪽으로 휘어진 상태를 말하며 흔히 내반족이라고도 부른다. 외형적 특징은 발이 안쪽으로 휜 채 아래로 처져 있으며 발뒤꿈치가 들려 발이 땅에 닿지 않는다. 또 발바닥이 안쪽 또는 뒤쪽을 향하기도 하며, 발이 작고 종아리 근육이 덜 발달해 있다. 환자의 절반 정도는 왼발과 오른발 모두에 증상이 나타난다.
임신 중 초음파 검사에서 태아의 발 모양을 볼 수 있으나, 태아 자세에 다른 일시적인 변형(체위성)이 있을 수 있어 출생 후에 다시 확인한다.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 영향이나 신경근육계 문제, 자궁 내 태아 위치 등 여러 요인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본다.
만곡족의 종류
만곡족은 발생 원인과 상태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분류된다. 체위성 만곡족은 태아의 발이 자궁
안에서 눌리는 등 물리적 압박 때문에 발생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변형이 심하지 않아 발의 크기나 피부 주름이 정상이고, 종아리 삼두근의 위축도 없다. 이런 경우에는 족배굴곡, 즉 발목을 들어발등이 정강이 쪽으로 향하게 구부리면 쉽게 교정되며 치료 효과도 높은 편이다.
신경인성 만곡족은 샤르코마리투스병, 소아마비, 유아기 뇌성마비 또는 척수 수막류 등 신경 근육성 질환이 있는 아이에게 생긴다. 증후군성 만곡족은 관절구축증, 라손 증후군, 윤상수축대 이형성증 등 다양한 증후군과 동반되어 나타난다. 신경인성 및 증후군성 만곡족은 증상이 심하고 치료가 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발성 만곡족은 다른 병이나 이상이 없는 환아에게 생긴 선천적 인 질환을 의미한다.
어떻게 치료할까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인 폰세티 도수 조작 및 석고 교정법이 표준이다. 폰세티 교정법은 족부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돌리거나 움직여 변형을 교정한 뒤 석고로 고정한다. 이후 같은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족부의 변형을 교정한다. 빠르면 생후 2주부터 치료를 시작하고, 1주일에 1회씩 총 5~8회 석고 교정술을 받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아킬레스건이 짧아져 있어 까치발 변형을 보이며 이런 경우는 폰세티 교정법으로 완전히 교정되지 않아 치료 마지막 단계에서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수술인 경피적 절단술을 시행한 뒤 약 6주 동안 석고로 고정한다.
폰세티 교정법은 출생 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해야 좋으나, 월령 7~10개월 환아처럼 치료 시기가 늦은 경우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후 교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족부 외전 보조기를 가능한 한 오래 착용하는 것이 좋다.
처음 3개월 동안은 목욕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하루 23시간) 동안 착용하도록 하고, 이후
3~4세까지는 낮잠 및 야간 취침 시에 착용한다.
아이가 걷기 시작한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상태를 살펴야 한다. 드물게 변형이 남아 있거나 다시 생길 수 있는데, 그 정도에 따라 폰세티 교정법을 다시 적용하거나, 필요한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