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근육량과 치매가 관련이 있을까. 근육이 많으면 치매에 덜 걸릴까. 체지방이 많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질까.
국내 치매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도 이런 의문을 가져본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연구는 종종 있어왔다.
해외에 이어 국내에서도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정답은 “그렇다”는 것이다. 그것도 ‘확연하게’ 그렇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과 김성민 연구교수와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토대로 국내 성인 1320여만 명의 체성분 변화와 치매 위험의 상관관계를 8년간 추적관찰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30일 발표했다.
체내 근육량이 1㎏ 증가하면 치매 위험이 남성은 30%, 여성은 41%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남성의 경우 제지방량(체성분 중 지방을 제외한 값)이 1㎏/㎡ 증가할 때 치매 위험은 15% 감소했으며, 여성은 31% 감소했다.
사지근육량이 1㎏/㎡ 증가할 때 남성은 30%, 여성은 41%까지 치매 위험이 감소했다.
반면 체지방(몸속 지방의 총량)이 1㎏ 늘어나면 증가할 때 남성은 치매 위험이 19%, 여성은 53%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경향은 나이나 성별, 기존 체중, 체중 변화 정도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해외에서도 최근에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이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환자 2만여 명과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지 않은 4만여 명을 추적 관찰했다. 평균적으로 제지방 근육량이 높으면 강력하게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
국내 연구를 주도한 박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육량 증가와 지방량 감소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단순히 체중 변화만 고려하기보다 체성분 관리가 치매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민 연구교수는 “젊을 때부터 근육량을 늘리고 지방량을 줄이는 관리가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임상 및 중개신경학회지(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