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국가가 ‘성매매’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적이 있었다. 국가가 ‘포주’였던 셈이다.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이 주둔한 동두천 등지에 형성된 ‘기지촌’이다. 기지촌은 국가의 묵인과 개입 속에 형성됐다. 1961년 윤락행위방지법 제정으로 성매매는 불법이 됐지만, 기지촌 반경 2km는 예외였다. 정부와 주한미군은 ‘미군 위안부’의 성병을 관리하고 애국 교육을 하는 등 기지촌 내 성매매에 적극 개입했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 자락에는 무너질 듯 낡은 2층짜리 시멘트 건물이 울타리에 둘러싸인 채 방치돼 있다. ‘몽키하우스’라 불린 세계 유일의 성병 관리소다. 1973년부터 1988년까지 15년간 국가가 운영했던 ‘낙검자(검사 탈락자) 수용소’다. 정부는 미군을 대상으로 성매매하는 여성들이 성병 보균자 진단을 받으면 이곳에 가둔 뒤 완치될 때까지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투여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개발 사업 차원에서 철거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성병관리소를 공론화 과정도 없이 철거하려 한다며 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다. 대법원은 2022년 9월 기지촌 성병관리소를 운영한 것은 정부 주도의 국가 폭력이었고 ‘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세계 3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인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은 미국 감독 짐 자무시의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에 돌아갔다. 수상 기대를 모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는 ‘무관’에 그쳤다. 박 감독은 시상식이 끝난 뒤 “내가 만든 어떤 영화보다 관객 반응이 좋아서 이미 큰 상을 받은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성인이 된 자녀들과 거리감을 느끼는 부모와의 관계를 3부작 형식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케이트 블란쳇, 애덤 드라이버, 빅키 크리엡스 등이 출연했다. 자무시 감독은 자주색 정장에 선글라스를 낀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예술은 정치적이기 위해 정치를 직접 다룰 필요는 없다. 사람들 사이의 공감과 연결을 만드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어 “일본의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과거 아카데미 평생공로상을 받으며 ‘아직도 감독 일을 어떻게 하는지 몰라 두렵다’고 말했다. 저도 늘 배우는 입장으로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고 했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으로 통하는 72세 짐 자무시 감독은 1980년 졸업 작품을 장편으로 확장한 ‘영원한 휴가’로 데뷔해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당선된 후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트럼프는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속임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에 연루된 식품업계와 제약회사들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며 “보건복지부는 해로운 화학 물질, 오염물질, 식품 첨가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케네디는 미국을 위대하고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밝혔다. 존 에프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 주니어는 대선에서 제3지대 후보로 출마했다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했다. 그는 환경 전문 변호사로 명성을 쌓았으나 미국 정가의 대표적 백신 거부론자가 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그는 부패를 막기 위해 일부 백신에 포함된 수은 성분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했고 코로나19 백신 거부 운동에도 열정적으로 나섰다. 미국 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와 같은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백신음모론’에 기초한 보건 정책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철학을 가장 적극적으로 행정에 반영해온 플로리다주는 최근 백신 의무화 정책을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김영록 전남지사는 4일 송하철 국립목포대 총장, 이병운 국립순천대 총장, 김원이·김문수 의원과 공동명의로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의 신속한 설립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지사 등은 “최근 전남 국립의대 설립에 대한 국정과제 반영과 세부 이행계획 발표는 환영할 일이나, 교육부의 2030년 설립 의견에는 많은 도민이 아쉬움과 우려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 통합대학교 국립의대 설립은 도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이 걸린 국가적 과제이자,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만큼 교육부가 이를 감안해 전남도, 양 대학과의 협의를 통해 설립 시기를 앞당긴 로드맵을 발표해달라”고 촉구했다. 전남도는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의 통합을 통해 오는 2027년 국립의대 개교를 목표로 정부와 의료계를 설득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 세부 이행계획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개교 시기를 전남도가 요구한 2027년이 아닌 2030년이라고 밝혔다.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21대 국회에서도 생활동반자법을 발의했으나 회기 만료로 무산됐다. 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성년인 두 사람이 상호 합의에 따라 생활을 공유하고 돌보는 관계를 ‘생활동반자’ 관계로 규정하고 기존의 혼인(혼인신고를 한)에 준하는 권리와 의무를 부여하는 법이다. 결혼이나 혈연으로 묶인 가족이 아닌 친구, 애인 등도 가족이 가지는 권리와 의무를 지도록 하는 것이다. 동거·비혼·성소수자 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 형태를 제도권 안에서 보장하자는 취지다. 법률혼과 생활동반자관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상대방의 가족과 인척관계가 형성되지 않는 개인과 개인의 결합이라는 점이다. 용 의원은 “전통적 가족 중심의 낡은 법과 제도는 현실의 다양한 가족을 포용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가족의 존엄을 폭넓게 보장하려면 가족 정책의 근본적인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로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도 곁을 지키기 어렵고, 혼인과 혈연에 기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살 집을 구하거나 공동으로 대출을 받을 수 없고, 아이를 키우고 싶어도 법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성조숙증’을 진단받는 아이들이 늘어 부모의 걱정이 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국회에 낸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 아동은 2014년 9만6천733명에서 2023년 25만1천599명으로 160% 급증했다.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이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는 질환이다. 보통 8세 이전에 가슴이 커지는 여아,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커지는 남아는 성조숙증으로 진단한다. 성조숙증에 걸리면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키가 제대로 자라지 않거나 성인기에 당뇨병·심혈관질환·암 같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도 높은 편이다. 아이에게 분유보다 모유를 먹이면 성조숙증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한양대 의대 연구팀(최윤수, 류수락, 최진주, 나재윤, 이경석, 김용주, 양승 교수)은 2007∼2020년 영아기 및 취학 전 건강검진을 모두 받은 아동 32만2천73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모유 수유와 성조숙증 위험 사이에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AMA)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불면증은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새벽에 일찍 깨는 증상이 반복되는 수면 장애를 말한다. 10명 중 3∼5명이 생애 어느 시점에서든 겪을 만큼 흔한 증상이기도 하다. 국내 수면제 처방 건수가 12년간 4배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수면제 처방이 많았고, 20대 젊은 성인에서 두드러졌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유진 교수와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애선 교수 공동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18세 이상 불면증 환자 813만6천437명의 수면제 처방 추이를 분석했다. 해외에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수면제 사용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나왔지만, 국내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처방 추세를 기반으로 한 예측치와 실제 처방량을 비교한 대규모 분석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4가지 약물(벤조디아제핀·비벤조디아제핀·저용량 항우울제·저용량 항정신병약물)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수면제 처방 건수는 2010년 약 1천50만건에서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약 3천850만건, 2021년 약 4천120만건, 2022년 약 4천240만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지역모자의료센터’는 그동안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로서 조산아, 저체중아 등 고위험 신생아 치료를 주로 담당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중증도에 따라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자의료 전달체계가 개편되면서 역할이 확대됐다. 기존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와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 체계는 중증 모자의료센터(신규 도입)-권역 모자의료센터-지역 모자의료센터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역모자의료센터를 집중 지원해 고위험 신생아 진료뿐 아니라, 임산부 진료 및 분만까지 포함하여 모자의료센터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분만 기능 강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보건복지부가 28일 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대병원 등 10곳을 지역모자의료센터로 선정했다. 선정된 기관은 지원받은 예산으로 24시간 분만과 신생아 진료가 가능하도록 전문의 당직을 운영해야 한다. 지원 예산은 기관당 올해 1억 5,000만 원(4개월분)이며, 내년부터는 기관당 4억 5,000만 원을 지원한다. 분만 기능 강화 사업에 선정된 10개 기관은 ▲성빈센트병원,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전주예수병원, ▲현대여성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주민등록 인구가 5년째 줄고 있지만 전체 가구 수는 늘면서, 열 가구 가운데 넷은 ‘나 홀로 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행정안전부가 27일 발간한 ‘2025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기준 1인 가구는 1012만 세대다. 2020년 900만 세대(906만)를 넘어선 뒤 불과 4년 만에 1000만 세대마저 돌파해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2인 가구도 따라서 늘었다. 540만 세대에서 601만 세대가 됐다. 당연히 4인 이상 가구는 크게 줄어 461만 세대에서 394만 세대로 급감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은 청년층의 결혼·취업 지연과 고령화에 따른 독거노인 증가 등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1인 가구의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산업구조 개편이나 의식주 등 생활주거 문화 전반에 큰 변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고령층이 많았다. 70대 이상이 207만 세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60대, 30대, 50대 순이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39%다. 전체 세대 수는 2411만8928세대로 2020년보다 약 100만 세대 늘었다. 인구는 줄고 있지만 1·2인 가구의 증가로 세대 수는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자궁근종은 ‘오해’가 많은 질환이다. 가임기 여성의 절반 가까이에서 발견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보니 오해나 틀린 말들이 많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서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일부는 증상이 없어 조용히 지나가기도 하고, 폐경이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한다. 자궁근종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과 ‘그냥 두면 암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꼭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는 30%정도뿐이다. 암으로 진행할 확률도 매우 낮다. 일반적으로 0.8% 이하로 보고된다. 대부분의 자궁근종은 양성이다. 자궁근종을 수술해야 할 필요성은 증상, 근종의 크기, 위치, 성장 속도, 임신 계획 등에 따라 다르다.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는 심한 통증과 빈혈, 근종이 방광이나 장을 누를 때, 급속히 크기가 커지거나 악성 가능성이 의심될 때, 임신을 원하는데 근종 위치가 임신에 방해가 될 때 등이다. 최근에는 최소 침습수술(복강경, 로봇수술 등)이나 비수술적 치료법(자궁 동맥 색전술, 하이푸 등)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자궁근종은 대체로 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