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왜곡된 의료 지형] (上)자고 나면 또 미용·척추 병원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한국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건강보험 체계를 갖췄다. OECD 최고 수준의 의료 접근성, 저렴한 본인부담금, 많은 의사 수. 그러나 그 화려한 외관 뒤에서 의료 지형은 조용히 기울고 있다. 돈이 되는 병원은 넘쳐나고, 아픈 아이를 데려갈 소아과는 사라지고 있다. 이는 개별 의사의 탐욕도, 환자의 과소비도 아니다. 애초에 ‘아이를 살리는 일’보다 ‘주름을 펴는 일’이 더 많은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설계된 구조의 필연적 귀결이다. 한국 의료계의 왜곡된 지형을 상중하 세 편으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 급증하는 비급여 병원, 사라지는 필수과 서울 은평구에 사는 김모(38) 씨는 지난겨울 밤 11시, 40도 고열로 경련을 일으키는 두 살배기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아 세 곳을 전전했다. 인근 소아과 두 곳은 이미 문을 닫았고, 대형병원 응급실은 성인 환자로 가득 차 두 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반면 근처엔 피부 레이저 시술을 광고하는 피부과 다섯 곳과 척추 비수술 치료를 내세운 정형외과 세 곳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이것이 2026년 대한민국 의료 현실의 단면이다. 한국 의료 현장에서 이른바 ‘돈 되는 병원’과 ‘필수 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