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오동진 영화평론가 우연히 보게 된 22분짜리 단편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어요>는 영화적으로 완성도가 꽤 높은 작품이다. 하나의 주제를 밀고 나가는 연출력이 나쁘지 않고 각각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이음새, 감정선의 일관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알고 싶었고 누가 찍었는지 알고 싶었으나 오로지 보건복지부 제작이라는 것만 나온다. 다만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를 쓴 최의종 씨의 실제 경험을 영화로 만든 것이라고 나와 있다. 우울증은 심리 박약 때문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특히 노력이나 의지의 부족, 개인의 성격과 일상의 습관이 만들어 내는 감정 문제가 아니다. 우울증은 질병이다. 단편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어요>는 바로 그 점을 강조하지만 그걸 너무 내세우지 않는다. 보는 사람이 부드럽게 인식하도록 만든다. 그 톤앤매너가 좋다. 우울증 환자를 대할 때는 극히 조심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 우울증은 늘,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진다. 주변의 노력이 필요하고, 약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정기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영화에서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은 윗집에서 손녀(로 보이는 아이)와 함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건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토요일이었다. 모처럼 집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아내의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우측 머리가 욱신거리는 두통이다. 머리가 흔들리면 더 아프기 때문에 도통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전형적인 편두통 증상이다. 신경과 의사인 나는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는다. 일단 잠을 좀 더 자고, 깨면 커피와 진통제를 먹으라고. 거실에서 책을 읽다가 점심시간이 되었다. 배가 고프다. 아내를 부른다. “여보, 우리 점심 언제 먹지?” 언제 먹긴, 아내가 점심을 차려 줄 때 먹는 거지…. 어렵게 아내가 주방으로 나가면서 한마디 한다. “내가 얼마나 아픈 지 알아?”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아픈 환자를 돌보는 일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진단하고 처방 내는 일은 나에게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그런데 뭔가 낯선 느낌이 밀려왔다. 나는 과연 타인의 고통을 아는가? 아내의 푸념과 질문에 영혼 없는 대답이 나온다. ‘미안, 잘 모르겠어.’ 통증은 의학의 오랜 숙제다. 통증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의학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병원에 왜 가냐고 했을 때 “아파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