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미국의 IT 기업 아스트로노머(astronomer)의 최고경영자가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 콘서트에서 전광판 키스캠에 포착됐다가 불륜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회사를 떠나게 됐다.
미국의 스포츠 경기나 콘서트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중간중간에 관중석을 비추는 카메라를 통상 ‘키스 캠(kiss cam)이나 ’키스 타임 캠’이라고 한다.
관중석의 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을 대형 전광판에 띄워 키스를 유도하는 연출이다. 관중은 키스를 하라고 환호하고, 해당 커플은 부끄러워하다 키스를 하거나 손을 흔들거나 한다.
아스트로노머는 19일 “앤디 바이런 CEO가 사임서를 제출했고, 이사회가 받아들였다”고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 16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드플레이 세계투어 콘서트장에서 일어났다. 공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던 중, 대형 전광판에 한 커플이 포착됐다.
그런데 이 커플은 다정하게 허리를 껴안고 있다가 갑자기 놀라 여성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고개를 돌렸고, 남성은 몸을 숙이며 카메라에서 도망쳤다.

이 장면은 순식간에 SNS를 통해 퍼졌고 두 사람의 신원은 바로 드러났다. 앤디 바이런과 함께 있던 여성은 그 회사의 인사담당 최고책임자(CPO) 크리스틴 캐벗이었다.
앤디 바이런은 자녀를 둔 유부남이고, 크리스틴 캐벗은 이혼한 지 1년 정도 지난 상태였다. ‘사내 불륜’이었던 것이다.
회사는 논란이 커지자 모든 계정의 댓글 기능을 차단하고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면서 바이런을 직무정지 처분했다가 사임을 받아들였다.
회사 명성과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은 아스트로노머는 “우리 리더들은 행동과 책임감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최근 그 기준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22년 10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록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민간 데이터 인프라 스타트업이다. 현재 기업가치는 13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에 ‘사내 연애’, ‘회사 문화’, ‘리더십’, ‘윤리’ 문제에 대한 논란을 촉발했고, 인터넷에는 수많은 밈과 농담, 심지어 가짜 사과문까지 퍼졌다. ‘coldplayed’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는데 ‘바람을 피우다 걸렸다’라는 의미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4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내한 공연을 한 세계적 록밴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