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건강칼럼> 반려동물의 인지장애증후군, 어떻게 관리할까

반려동물과 장기간 생활시, 치매예방에 도움
반려동물도 치매관리 필요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후장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사람에게 나타나는 치매와 비슷한 반려동물 질환이 바로 인지기 능장애증후군(CDS)이다. CDS는 알츠하이머치매와 발생기전이 비 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려동물의 치매는 뇌에 ‘베타아밀로이드’ 라는 단백질이 쌓여 뇌신경세포가 손상되는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인지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따라서 증상도 알츠하이머 치매와 유사하게 기억력 저하, 성격 변화, 신체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반려동물 치매의 주요 원인은 노화이지만, 유전, 생활 환경, 식습관 등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매 위험을 낮춰 주는 반려동물

2023년 6월,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애플바움 박사 연구팀은 반려동물과 장기간 생활하면 기억력 감퇴와 인지능력 저하 등을 지연시켜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50세 이상 미국인 1,300명 이상의 인지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인지능력 저하 속도가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성 있게 저하되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일본 환경연구소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11,194명(평균 연령 74.2세)을 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을 100으로 볼 때, 반려견 을 키우는 사람들은 60으로 나타났으나,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은 98로 나타나, 반려견를 키우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위험이 그러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40% 줄었는데, 이는 노인이 반려견 을 산책시키면서 몸을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도 맺었던 것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춘 핵심 요인이라고 보고하였다.

 

노령 반려동물과 치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와 미국고양이수의사회(AAFA)의 2021년 기준에 따르면, 노령견과 노령묘는 각각 9살(기대수명의 75%에 달한 나이)과 10살로 규정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1년 반려견 등록자료에 따르면, 등록된 반려견 중 9세 이상 반려견은 41.4%이다.

 

또한, 한국펫사료 협회의 ‘2018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서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견과 반려묘 중 6세 이상의 비율이 각각 39.3%와 19.1%로 나타나, 반려동물의 노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라리오하 대학교 팔라시오 교수 연구팀의 2009년 연구에 따르면, 9세 이상의 반려견의 치매율은 22.5%이었다고 보고하였으며, 영국의 에든버러 대학교 군 무어 교수 연구팀의 2011년 연구에 따르면, 11세 이상의 반려묘의 치매율은 28%에 달한다고 보고하였다.

 

반려동물의 치매 증상 및 진단

반려견과 반려묘의 치매 증상은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있다. 반려견의 치매 증상은 주로 방향감각 상실, 사회적 상호작용 변화(동물과 사람 모두),수면 주기 변화, 학습된 행동의 상실, 활동 수준 변화, 불안 증가 등이 가장 일반적이다.

 

특히, 밤 에 잠을 자지 않고 낮에 자거나, 원래 익숙하게 지내던 집 안에서 방향감각을 잃은 것처럼 물체에 툭툭 부딪히고, 반려인과의 상호 작용이 줄어드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또한, 불안증이 심해지며 허공을 멍하니 보면서 짖기도 한다.

 

반려묘의 치매 증상은 평소보다 울음소리를 많이 내는 과도한 발성, 화장실 실수, 시간에 따른 일상적인 생활 패턴이 흐트러지 는 것 등이 반려견과는 조금 다른 치매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수 면 주기가 바뀐다든지 공간 안에서 방향 전환에 어려움을 겪거나, 활동 수준이나 활동량의 급격한 감소, 불안증이 심해지는 것 등은 반려견과 비슷한 증상이다. 평소에 독립심이 강했던 노령묘가 갑 자기 보호자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요구하는 등 태도가 바뀐다 면 인지기능이상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의 치매 관리

일반적으로 치매의 초기 증상은 경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한다. 치매는 퇴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가 불가능하나 식이 관리와 운동, 약물 치료를 통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견이 치매 의심 증상을 보이면 동물병원에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검사를 통해 치매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치매 판정 시 관리할 수 있는 약과 보조제를 처방받아 치매의 진행을 늦춰야 한다.

 

건강하고 활동적인 환경을 유지하면 반려동물의 치매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운동이나 놀이를 통해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한 약물 치료와 식이요법도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를 진행할 때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을 통해 전문의약품을 투여하여, 신경전달물질의 기능을 증진시켜야 한다. 또한, 항산화제가 함유된 사료나 영양제를 먹이면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치매는 노화의 현상으로 혼낸다고 해서 해결이 되지 않으며, 보호자가 자책하거나 슬퍼할 필요도 없다. 반려동물을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대하면서, 반려동물과 서로의 애정을 나누며 끝까지 함께 좋은 추억을 쌓아 가는 것이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에게 행복한 길이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