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이후장 경상국립대 수의과대학 교수 사람과 반려동물에게 행복이란 행복은 인류 역사에서 철학의 중요한 연구 대상 중 하나였다. 인간의 행복이란 사전적으로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를 의미하며,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만족, 즐거움, 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포괄하는 주관적인 심리 상태를 의미한다. 인간에게 행복은 삶의 목적이자 끊임없이 추구하는 가치이다. 다양한 요소들이 서로 작용하여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단순한 감정 상태를 넘어 삶의 만족과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반려동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단순히 먹고 자는 기본적인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사랑과 관심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고, 자신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따뜻한 교감과 적절한 놀이 그리고 건강 관리 등을 통해 반려동물은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반려견은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고, 보호자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통해 사랑과 즐거움을 느낀다. 잘 먹고 잘 자고 건강한 상황에서 보호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하나의 예다. 반려묘 역시
한국헬스경제신문 | 오동진 영화 평론가 딱 30년 된 영화지만 고 박철수 감독의 <삼공일 삼공이>는 여전히 현대적이고 혁신적이다. 30년 전 박철수는 ‘뉴 코리안 시네마’의 기치를 내걸었고 이후 이창동과 박찬욱, 봉준호 등이 나왔다. 그는 선구자였던 만큼 죽음의 순간도 섬광 같았다. 그는 2013년 2월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음주 운전자의 차에 치여 즉사했다. 영화 <삼공일 삼공이>는 폭식과 거식증에 관한 얘기이다. 30년 전에는 그 개념이 흐릿했으나 지금 와서는 분명해졌다. 폭식과 거식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이며 동전의 앞뒷면이다. 특히 폭식과 거식은 둘 다 공히 자본주의적이라는 측면을 지닌다. 둘 다 돈이 든다. 폭식은 당연히 음식값이 들어 가며(유명 먹방 유튜버 쯔양은 배달 앱 하나에만 연간 약 4300만 원을 쓴다), 거식으로 가는 와중에 하게 되는 다이어트에도 돈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피트니스 클럽에 가고 각종 비만 치료제, 다이어트약을 산다(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8년에 가면 480억 달러, 약 56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의 경향은 거식보다는 폭식이 인기 대세이다. 누가 누가 더 많이 먹고, 더 잘 먹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건우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10년 이상 파킨슨병을 앓고 계신 분이 있었다. 거동이 점점 불편해지면서 약을 처방받으러 병원 에 오기 힘들어했다. 남편과 아들을 통해 약 처방을 받는 횟수가 늘어났다. 급기야 보호자가 하소 연하듯 “환자가 꼭 병원에 와야 하나요?”라고 물었다. 의사 입장에서 나는 “치료를 제대로 하기 위해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이에 맞게 처방을 하는 것이 바른길이 아니겠냐.”라고 설명을 드리며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보호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 “혹 전화로 상담하고 처방전을 받을 수는 없나요?” 과거에는 ‘아프면 병원에 가야 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비대면 진료 상시 허용 및 플 랫폼 관리·감독 근거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 발의로 이슈가 된 단어가 있다. ‘원격의료’이다. 전자매체를 통한 시진과 병력 청취 그리고 인간에서 나오는 생체신호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의사에게 전달하여 환자가 직접 의사에게 가지 않고도 진료를 하는 것을 말한다. IT 기술의 발전이 상상 속에서만 꿈꾸던 진료를 가능하게 하였다. 특히 이에 호응하는 곳이 보건복지부다. 병원에 갈 수 없
한국헬스경제신문 | 나민석 연세대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조교수 숨 쉬는 일상, 적절한 치료로 되찾을 수 있다 ‘숨 쉬는 게 이렇게 힘들 수 있구나.’라고 느낀다면 이미 코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뜻이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오래 방치할수록 치료가 더 어려워지고, 재발도 잦아진다.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가장 중요한 이유다. 지금이라도 코와 부비동에 관심을 기울이자. 숨 쉬는 일상이 건강한 삶의 첫걸음이다. 콧물과 코막힘 등이 오래 지속된다면 감기처럼 시작된 증상이 세 달 넘게 지속된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 있다. 계속되는 코막힘, 끈끈한 콧물과 후비루(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 얼굴 통증이나 압박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증상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만성 비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코와 부비동(코 주위 얼굴 뼈 안의 빈 공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예전에는 흔히 축농증으로 불렸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정확한 표현이 아니며 현재는 비부비동염이라고 한다. 만성 비부비동염은 전체 인구의 약 5~10%에서 발생하는 굉장히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질환을 정확히 모른 채 방치하다가 증상이
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의혁 차의과대학교,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임신부가 만성질환이 있을 때 약물 복용을 해도 될까 고혈압, 당뇨, 갑상샘 질환, 천식, 뇌전증 및 우울증 등 만성질환이 있는 임신부는 고위험 임신에 해당한다. 특히 임신성 고혈압과 임신성 당뇨는 흔한 질환이므로 임신 계획이 있다면 임신 전부터 관리를 해야 하고, 만일 해당 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임신 기간 내내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 진단을 받은 일부 임신부 중에는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하여 약물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약물 복용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병이 악화되어 태아나 임신부 모두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신 전 고혈압 진단을 받은 여성의 경우 일단 임신을 확인하게 되면 의사와 상의 후 임신 중 복용해도 괜찮은 고혈압약으로 바꿔야 한다.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 역시 미리 임신 중 사용 가능한 약물로 바꿔 고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당뇨는 고혈압과 달리 임신 중에 복용이 가능한 약물이 없다. 임신이 확인되면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당뇨를 앓고 있으면서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임신 가능성에 대비하여 미리
한국헬스경제신문 | 홍창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부모가 알아야 할 정계정맥류 비뇨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청소년 환자를 만나는 일은 흔하지 않다. 10대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는 소변 이상 증상(빈뇨, 급뇨, 야뇨, 배뇨통, 혈뇨 등)이나 생식기 질환인 정계정맥류가 대부분이다. 몇몇 소변 질환은 자녀가 화장실을 드나드는 것을 보면서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증상 없이 신체 변화로 나타나는 정계정맥류는 검사를 하기 전에는 알기 쉽지 않다. 특히 사춘기 때는 부모가 자녀의 신체 변화를 살펴볼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정계정맥류에 대한 기초적인 의료 정보를 가지고 자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정계정맥류, 남자아이를 둔 부모라면 알고 있어야 할 의료 정보이다. 정계정맥류란 무엇인가 정계정맥류는 음낭에서 고환 위쪽에 분포하고 있는 정맥이 확장된 것을 말한다. 모든 장기는 동맥을 통해서 혈액을 공급받는다. 이후 해당 장기에서 빠져나온 혈액은 정맥을 통해 심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고환에서 나오는 혈액은 정계정맥을 통해 운반되는데, 신체 기준으로 왼쪽 정계정맥은 사타구니를 지나 배 안으로 들어가 신장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은직 하나로의료재단 호르몬건강클리닉 원장 결혼 후 아이를 기다리며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쉽사리 임신이 되지 않아 고민하는 부부들이 많다. 난임이라고 하면 흔히 난소 기능 저하나 정자 이상 가능성을 떠올리지만, 의외로 프로락틴(유즙분비호르몬)의 과다 분비, 즉 고프로락틴혈증이 원인일 수 있다. 프로락틴의 역할과 고프로락틴혈증 프로락틴은 뇌하수체에서 생산 및 분비되며, 출산 후 모유 수유를 담당하는 호르몬으로 임신 기간 중에 높게 상승하여 수유를 위한 유선 발육을 촉진하기 시작하고, 출산 후에도 일정 수치를 유지하여 수유를 지속하게 한다. 남성은 여성처럼 분명하지 않지만, 남성호르몬 생성과 정자 형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뇌하수체-고환으로 이어지는 축에 역동적으로 작용한다. 고프로락틴혈증은 임신이나 수유와 무관하게 혈중 프로락틴 수치가 지나치게 증가한 상태이다. 남녀 포함한 전체 인구의 약 0.4%가 앓고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흔하게 진단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난임을 포함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고프로락틴혈증의 주요 증상 프로락틴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생식 기능 및 호르몬 균형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후장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야생 들고양이도 야옹 소리를 낼까 야생 들고양이는 발정기를 제외하면 거의 울지 않는다. ‘야옹’ 하는 소리를 내는 일도 매우 드물다. 그러면 반려묘들은 왜 야옹 소리를 내는 걸까? 이는 진화의 결과로, 반려묘는 인간에게 측은지심을 일으켜 먹을 것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사람의 아기가 내는 소리와 같은 주파수로 야옹거리는 것이다. 주로 야옹 소리는 주인과 의사 소통을 하는 데 사용된다. 주인을 보고 야옹 소리를 낼 때에는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때이다. 생존과 직결되는 배고픔, 불쾌감, 위험 상황 등을 포함하여, 놀고 싶을 때나 문이 닫혀 있을 때와 같이 생활하면서 불편함이 발생한 경우에 주인이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고양이는 자신의 울음소리에 주인이 관심을 가졌거나 요구사항이 관철되었을 때의 울음소리를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도 상황에 맞게 적절한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동물행동 연구자인 밀드러드 몰크가 미국심리학회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야옹 소리를 포함해 최소 16가지로 구분되는 울음소리를 사용하며, 이를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 소통한다고 한다. 첫째, 입을 다문 채 내
한국헬스경제신문 | 오동진 영화 평론가 핫 여름이다. 열대야이다. 불면의 밤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여름밤 더위를 더욱 견디기가 어렵다. 불면증 환자가 여름을 더 싫어하는 이유는 해가 길기 때문이다. 일찍 뜨고 늦게진다. 7월에는 대략 아침 5시 22분에 해가 떠서 저녁 7시 47분에 진다. 14시간 25분간 밝다. 잠 못 자는 사람들에겐 끔찍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해가 아예 지지를 않는다면? 그리하여 결국 큰 사건을 저지르게 되는 사람의 얘기가 있다. 영화 <인썸니아(Insomnia)>다. 아예 제목이 ‘불면증’인 영화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하면 배트맨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인셉션>, <인터스텔라> 그리고 무엇보다 아카데미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던 <오펜하이머> 같은 대형 작품들로 유명하지만, 그의 초기작은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다룬 미스터리 서스펜스물들로 시작됐다. <메멘토>와 <인썸니아> 두 작품이다. <인썸니아>는 2002년 작이다. 물경 20년이 훨씬 넘은 영화지만 이 20년 동안 세계에는, 감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건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들른 사람들은 “정말 맛있어요.”, “맛이 끝내줘요.”, “담백한 맛이 시원합니다.”, “신선한 맛이에요.”, “매운맛이 일품입니다.” 등등 맛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오늘은 의학 관점에서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과거 생물 교과서는 맛은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이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맛을 느끼는 혀의 부위가 있다고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은 “혀의 신경은 용해 상태의 음식물로부터 화학적 자극을 받는다. 네 가지 기본적 미각이 있는데 혀의 부위에 따라 받아들이는 미각의 종류가 다르다. 혀끝에서는 짠맛과 단맛, 바닥 쪽에서는 쓴맛, 가장자리에서는 신맛이 느껴진다.” 정도이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우리가 그토록 찾아다니는 담백한 맛, 구수한 맛, 매운맛은 어디서 어떻게 느 끼는 것인가? 왜 생물 시간에는 네 가지 맛만 이야기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미각이라는 감각이 왜 존재하는지 알아보자. 생물은 외부 물질의 물리적인 상태와 화학적 상태를 통해 유해성을 결정한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느끼는 것은 물리적 상태를 파악하는 감각이고, 냄새를 맡고 맛을 느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