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김하림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치과교정과 조교수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말이 있다. “전에는 앞니가 가지런했는데 요즘에는 자꾸 틀어지는 것 같아 요.”, “치아 사이가 벌어져서 음식물이 자꾸 끼고 잇몸도 자주 부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 대부 분은 중년 이후의 환자들이다. 젊을 때는 생각도 못 했던 변화가 어느 날부터 슬며시 나타난 것이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서서히 움직인다 치아는 뼈에 고정되어 있어 움직이지 않을 것 같지만 사실은 평생에 걸쳐 조금씩 앞쪽으로 이 동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근심이동’이라고 한다. 젊을 때는 잇몸과 뼈가 튼튼해 이런 움직임 이 거의 눈에 띄지 않지만, 나이가 들수록 치아를 감싸고 있는 뼈(치조골)가 서서히 소실되며 지 지력이 약해진다. 이 과정을 일반적으로 “잇몸뼈가 녹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렇게 치아가 천천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동하면서 배열이 흐트러지고 미소나 얼굴 인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런 변화는 특히 아래 앞니처럼 공간이 협소하고 뼈가 비교적 얇은 부위에서 더 두드러진다. 그 양상은 치아가 겹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치아 사이가 벌어지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예를
한국헬스경제신문 | 채수현 차의과대학교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여성 생식기는 크게 자궁과 난소, 나팔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간혹 자궁에 혹 같은 것이 생길 때가 있는데, 이것이 근종인지 용종인지 아니면 난소 혹인지는 초음파 검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다. 이중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보다는 조금 단단하고, 뼈보다는 조금 물렁한 고무 공 같은 조직이다. 자궁근종은 어떻게 진단하나 산부인과에서는 대부분 질 초음파로 여성 부속기 구조를 확인해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데, 대체로 자궁근종은 초음파 검사 때 발견된다. 자궁근종이 너무 작으면 일반 근육과 구분이 어려워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0.5cm 이상인 근종은 대부분 확인이 가능하다. 반면 초음파 화면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자궁근종이 커지기도 하는데, 이때는 CT나 MRI로 복부 골반을 확인한다. 어떤 증상이 있나 근종이 자궁 내막 옆에 붙어 내막을 미는 형태이거나, 자궁 내막 자체가 튀어나오는 경우에는 과다 월경이나 빈발 월경 또는 부 정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생리혈이 과하면 급성 빈혈 또는 만성 빈혈을 초래해 장기 부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자궁근종은 특정 증상이 나타나지만 위치에 따라서는 징
한국헬스경제신문 | 안수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외과 교수 소아청소년 고도비만은 복합 만성질환 소아청소년 고도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조기에 발생하는 대사질환 및 심혈관계 이상을 동반한 복합 만성질환이다. 특히 제2형 당뇨병,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지방간질환 등이 동반되는 경우 가 흔하며, 장기적으로 삶의 질 저하, 조기 사망률 증가 및 기대 수명 감소를 초래한다. 우리나라 소아청 소년 비만율(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은 지난 10년 간 2배 이상 증가하여 2021년 기준으로 약 19.3% 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통적인 체중 감량 원칙인 식사 조절, 운동 및 행동치료 또는 약물치료 병합 등의 비수술적 방법은 비만도가 비교적 낮은 일부 비만 환자에게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도비만 상태에서는 체중 감량 자체도 어렵지만, 비수술적 치료로 일시 감량을 하더라도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대사 합병증의 호전도 제한적이다. 성인 고도비만의 경우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만대사수술이 유일하다고 인정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청소년에게도 고도비만수술 을 시행하는 사례가 늘고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은직 하나로의료재단 호르몬건강클리닉 원장, 내분내과 전문의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로, 갑상선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이다. 요오드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건 강을 위해 따로 요오드 영양제를 챙겨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모두에게 요오드 보충이 필요할까? 요오드 영양제, 꼭 먹어야 할까 우리나라는 요오드 과잉 섭취 국가이다. 사람들이 요오드가 풍부한 해산물이나 해조류 등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한국 보건산업진흥원이 2021년에 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일 평균 요오드 섭취량은 400~500㎍으로, 성인 기준 일일 섭취 권장량 150㎍의 약 3배이다. 최근 출시되는 유기농 요오드 영양제는 요오드 용량이 2000~3000㎍에 달 하기도 하는데, 건강한 성인(18~30세)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요오드의 양은 1000㎍ 정도에 불과해 불필요하게 과다 섭취를 하는 셈이다. 갑상선 질환을 예방한다고 요오드 영양제를 챙겨 먹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요오드를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갑상선 저하증이 발생하며, 항진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이미 요오드를 많이 섭취
한국헬스경제신문 | 이후장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 법률 해석상 동물은 물건(「민법 98조」)이기 때문에 사람의 의료사고 때와 달리 업무상 과실치상 또는 과실치사죄가 성립되지 않아,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배상액이 매우 적기 때문에 소송을 한다 해도 변호사 선임 비용이 더 많이 들고, 보호자가 의료진의 잘못을 입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늘어나는 동물 의료분쟁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 5월 말까지 동물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총 2163건으로 평균 매년 340여 건에 달했다고 한다. 또 동물병원 관련 소비자 상담의 대부분은 의료분쟁(46.9%)과 진료비(41.3%)와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동물병원 피해 구제 신청 988건도 의료행위(46.9%), 진료비(41.3%), 부당 행위(11.8%) 관련이 주를 이루어 유사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가 국정감사에 제출한 ‘반려동물 의료사고 현황’ 자료(2022년 10월)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반려동물 의료사고는 총 30건으로, 유형별로는 치료 효과 미흡이 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인
한국헬스경제신문 | 강래영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암진료조제파트장 현대 사회에서는 생활용품부터 가전제품, 의류, 식료품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쇼핑몰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제품을 주문할 수 있다. 건강을 위한 각종 보조제 또한 온라인 쇼핑의 주요 카테고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건강 관련 제품을 구매할 때에는 제품의 유형과 왜 법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판매처에서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일반식품의 차이 및 올바른 구매 방법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은 엄연히 다른 기준과 법률에 따라 관리된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를 받은 제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인체에 유익하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반면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평가를 마친 후 허가를 받아 의사의 처방 및 약사의 복약 상담을 통해 사용된다. 따라서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없고 약국 또는 병원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건강기능식품은 일반식품과도 차이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기능성과 안전성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있으며, 식약처에서 검증을
한국헬스경제신문 | 박건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 “신은 죽었다.”라는 명구로 기억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다. 니체는 이 말을 통해 단순히 종교상 신의 존재를 부정한 것이 아니라, 서구 사회에서 기독교적 가치와 절대적 도덕이 더 이상 사람들의 삶을 지배하지 못하게 되었음을 선언했다. 그는 철학자이자 음악가였으며 또한 시인이 었다. 그가 철학 분야에 남긴 영향은 매우 컸다. 하지만 그런 그도 편두통을 비롯해 각종 질병에 시달렸고, 1889년부터는 심각한 정신 질환 증세를 보이다 55세에 사망하였다. 그가 저술을 포함한 학술 활동을 못 하게 된 것은 45세부터다. 시대를 관통한 천재를 정신질환으로 몰고 간 것은 무엇일까? 종국에는 미쳐 버린 사람의 저서에 현대 철학자들은 왜 찬사를 아끼지 않을까? 그는 20대 초반인 1866년에 성병 치료를 받은 기록이 있으며, 이후 만성적인 통증과 신경성 질환에시달려 병가를 반복하다 결국 자신이 몸 담고 있던 직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두통, 사지의 통증, 우울증 등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기도 했고, 때로는 모리츠 성자의 성수에 의지하는 종교적 행위로 고통을 달래려 하기도 했다
한국헬스경제신문 | 전국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영상치의학교실 임상교수 귀 앞쪽 턱이 아프거나 입을 벌릴 때 ‘딱딱’ 또는 ‘사각사각’ 모래 갈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는 숟가락이 안 들어갈 정도로 입이 벌어지지 않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턱관절 질환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모두 턱관절 질환일까? 턱관절 질환의 발생 원인과 진단 턱관절 질환은 턱관절에 과도한 힘이 가해져 발생하기도 하고, 부정교합, 이갈이, 이 악물기 같은 나쁜 습관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기도 하는데, 특히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 증가로 점점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질환 발생시 통증을 동반하면서 음식을 씹기 어려워져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된다. 특히 소아기나 청소년기에 턱관절 질환이 생기면 질환이 있는 쪽의 아래턱뼈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안면 비대칭을 야기할 수도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단하여 각 원인에 따라 치료를 해야 한다. 대부분 턱관절 질환이 원인이지만 간혹 다른 원인으로 유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턱관절은 아래턱뼈와 위턱뼈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디스크(disc, 물렁뼈)로
한국헬스경제신문 | 심성신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질염은 여성 생식기인 질에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이 침입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여성에게 매우 흔하게 발생하는 건강 문제 중 하나이다.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뿐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염의 종류와 원인 젖산균은 질 내 산도를 유지함으로써 병균 감염을 막는 역할을 한다. 어떤 원인이든 질 내 환경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 즉 젖산균이 줄어서 질 내 산성도가 떨어지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 폐경, 정액 유입, 질 세정 제품 사용, 감염 등으로 질 내 환경이 알칼리성으로 바뀌면 쉽게 염증이 일어난다. 더불어 질염은 여성의 연령과 호르몬 상태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에스트로겐과 성생활에 따라 산성 환경 유지가 달라져 감염에 대한 방어력이 다르므로 맞춤형 접근이 필수다. •세균성 질염 정상적인 질균 무리에 변화가 생길 때 발생하는 감염 질환으로, 질 내 유익균인 젖산균이 없어지고 혐기성 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나타난다. 세균성 질염에서는 혐기성 세균인 가드넬라, 마이코플라스마, 유레아플라스마 등의 집
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윤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부교수 코는 공기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공간으로, 외부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여 찬 공기를 데우고, 공기 내의 먼지와 세균을 90% 이상 여과하는 기능을 한다. 비염에 걸리면 코의 이런 기능이 저하되어 다른 호흡기 질환이 생기거나 비염이 더 악화된다. 만성 비염의 주요 원인 비염은 코점막 염증으로 코막힘, 콧물, 재채기, 코가려움증이 생기고, 만성이 되면 코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잦은 감염으로 이어진다. 이는 부비동염(축농증)과 중이염 발생, 천식 악화, 후각 상실, 코막힘으로 인한 수면 장애 등을 야기하며, 소아청소년기에는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 비염을 감기로 오인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은 약을 과도하게 복용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흔히 만성 비염은 완치가 어렵다고 오해하는 경우도 많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 근본적인 대책을 세운다면 매우 효과적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만성 비염은 여러 원인이 있으나, 소아청소년에서는 알레르기 비염과 만성 감염성 비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에 과민 반응을 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