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국내에선 한동안 성인 형상의 전신형 리얼돌 수입 규제 여부에 대한 찬반 논쟁이 일었다. 찬성 측은 개인의 성적 자유를 옹호하고, 반대 측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 및 인권 침해를 우려했다.
대법원은 2021년 리얼돌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입 통관을 막은 것을 위법으로 판단했다. 리얼돌 규제는 개인의 사적 영역에 대한 과도한 국가 개입이라는 판결이다.
그러나 이는 모든 리얼돌에 대한 수입 전면 허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아동이나 특정 인물 형상의 리얼돌 수입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는 선진외국도 마찬가지다.
이젠 국내에서도 이른바 성인용품 판매나 구입이 큰 문제나 논란이 되지 않고 있다. 인터넷으로 얼마든지 구입할 수도 있고, 거리에서 성인용품 가게를 보는 일이 낯설지 않다.
성인용품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여성을 위한 것으로 음경 모양의 딜도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 바이브레이터(진동기)가 있다. 남성을 위한 것으로는 여성의 외성기 모양, 리얼돌 등이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20년대에 들어, 20대의 3분이 1 이상이 성 보조기구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커플이 함께 와서 사용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여성이 단독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성인용품 사용이 주는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성적 흥분이 잘 되지 않는 사람의 성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사용자가 성적으로 흥분되는 과정이나 오르가즘에 쉽게 도달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돕는다.

또 두 사람 사이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성 보조 기구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행위를 도와줄 수 있다. 긴장을 완화하고 성생활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커플이 성생활에 익숙해질수록 한편으로 권태감이 조금씩 싹트는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쿨리지 효과’라고 한다. 수컷이 동일한 암컷과 교미를 계속하면 교미 횟수가 줄어드는 반면, 암컷이 교체되면 교미 횟수가 증가하는 효과를 말한다. 새로운 자극이 성생활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성 보조기구를 다양하게 사용하다 보면 성관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서로의 성감을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발견들이 성적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커플이나 부부가 함께 다양한 성 보조기구를 사용하면 대화나 자극적 행동들이 많아지면서 성적 이해도와 성생활 만족도가 높아지고, 정서적 친밀감도 깊어질 수 있다.
그러나 무분별한 사용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성 보조기구로 지나치게 강한 자극에 익숙해지면 파트너로부터 받는 성적 자극이 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여성을 위한 바이브레이터는 너무 강한 진동으로 자주 긴 시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또 지나치게 큰 딜도 역시 실제 성관계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성인용품을 사용한 후에는 세척과 청결 유지에도 유념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딜도에 콘돔을 착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성 보조기구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적절히 사용하면 싱글에게는 성감 개발 및 유지, 커플에게는 관계 개선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