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돌 맞은 ‘다섯 쌍둥이’…무럭무럭 자랐다

세계적 드문 자연임신 오둥이, 병원 찾아
주치의 서울성모병원 홍수빈 교수와 감동의 재회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1년 전 자연임신으로 태어난 다섯쌍둥이가 돌을 맞아 건강한 모습으로 분만 담당 주치의와 재회했다.

 

출생 직후 한동안 신생아 중환자실 생활을 했던 오둥이가 건강한 ‘완전체’로 한꺼번에 병원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시험관이 아닌 자연임신으로 다섯 쌍둥이가 태어난 건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둔 사례다.

 

19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0일 이 병원에서 사공혜란(31) 씨와 김준영(32) 씨 부부 사이에 태어난 다섯쌍둥이 새힘·새찬·새강·새별·새봄이 최근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아 분만수술을 책임졌던 산부인과 홍수빈 교수와 만났다.

 

다섯 아기와 함께 외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어서 부모와 조부모까지 어른 4명이 총출동했다.

 

오둥이는 임신 26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했는데 출생 직후 아들인 새힘·새찬·새강은 체중이 800∼900g, 딸인 새별·새봄은 700g대에 그쳐 인큐베이터 치료가 필요했다.

 

 

출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은 체구 오둥이 엄마 사공씨는 임신 5개월차에 접어들자 힘이 들어 매일 울었다고 한다.

 

작은 배에 다섯 아가가 자라느라 앉아있기도 누워있기도 어려웠다. 게다가 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 질환인 전자간증 진단으로 출산을 더 미룰 수 없게 돼 26주에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입원 기간 부모는 매일 신생아 중환자실을 찾아 면회했고, 산모 사공씨는 출산 후 몸조리를 다 하기도 전에 매일 모유를 얼려 전달했다고 병원은 전했다.

 

부모와 의료진의 정성 속에 오둥이들이 무럭무럭 자라면서 올해 1월 남아들부터 속속 퇴원했고, 736g로 가장 작게 태어났던 새별까지 3월에 퇴원하며 6개월 만에 모두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다섯쌍둥이 분만은 처음이라 걱정이 많았다던 홍수빈 교수는 “이른둥이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크지 않은데, 다섯쌍둥이도 모두 작게 소리를 냈다.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안도하고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오둥이 주치의 신생아 중환자실장 윤영아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살얼음판을 걷듯 긴장한 채 돌봤던 아이들이 건강하게 엄마 아빠 품에 돌아가, 첫째 새힘이는 8㎏가 될 정도로 많이 자랐다”며 “앞으로도 재활의학과 등 관련 의료진과 협진으로 정기적인 발달검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둥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섯쌍둥이처럼 임신 37주가 되기 전 태어난 아기를 미숙아 또는 이른둥이라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는 출생체중이 2.5㎏ 미만인 저출생 체중아, 1㎏ 미만인 초극소 미숙아도 늘고 있다. 이런 이른둥이들은 만삭까지 엄마 뱃속에서 크지 못해 주요 장기가 다 발달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나며, 약한 면역체계로 인한 감염에 취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