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유재민 기자ㅣ
2024년, 인류의 질병과 의학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혁명이 시작됐다. 누구는 ‘21세기의 페니실린의 발명’이라 했다. 그것은 바로 ‘비만치료제’의 등장이다. 과거 비만 치료가 ‘의지력’의 영역이었다면, 현재는 ‘호르몬 조절’의 영역이 됐다. 그 중심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이 존재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제2의 면역항암제’라 불릴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주사약에서 벗어나 영양제처럼 먹는 시대가 내년에 도래한다. 6회에 걸쳐 비만치료제 혁명을 다룬다. (편집자주)
글로벌 제약사의 주도권 속에서도 국내 제약사들은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한국형 비만 신약’ 시대를 개척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한국 제약업계에도 위기이자 기회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선두주자를 추격하는 동시에, 한국인의 체질에 맞거나 주사제를 알약으로 바꾸는 ‘제형 변경’ 기술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제약사의 전략은 글로벌 기업과 정면 경쟁하기보다는 차세대 기술을 노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전략으로 경구용 비만약, 삼중 작용 약물, 근육 손실 방지 약물,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 등이다.
국내 제약업계는 한국 기업이 이러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면 기술 수출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비만 인구의 가파른 증가로 혁신 신약에 대한 일반의 갈증은 어느 때보다도 매우 높다.
한국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5년 3분기 기준 약 2,013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는 올해 8월 중순 한국릴리를 통해 국내 출시됐는데 위고비 대비 약 25% 저렴하다. 처방을 받아도 약국에 없어서 구하지 못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뜨거운 시장에서 국산 제품이 설 자리를 만들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비만치료제를 연구 개발 중인 대표적인 국내 제약사는 한미약품, 일동제약, 디앤디파마텍, 동아ST, 셀트리온, 종근당, 대원제약, 유한양행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주사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가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먹는 형태의 비만약도 개발 중이다. 한국인의 체형과 식습관에 최적화된 용량을 설계했다. 최대 30% 감량 효과를 노린다. 특히 자체 생산시설을 통해 외국산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일동제약 자회사 유노비아도 먹는 비만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임상시험에서 최대 13.8% 체중 감소 효과가 보고됐다. 2026년 상반기 중 글로벌 기술 수출 및 다음 단계 임상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기존 GLP-1과 다른 새로운 기전(GDF15 억제)을 통해 식욕 억제와 에너지 대사를 동시에 조절하는 혁신 신약을 개발 중이다.
대원제약은 주사제나 경구용이 아니라 ‘붙이는 패치’ 형태의 비만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편의성 측면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한국 시장은 미용 목적의 오남용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질병으로 규정하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보험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