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궁금한 건강] ⑪콘돔을 사용하면 발기가 죽는다?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포털에 보면 콘돔을 사용하면 발기가 죽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 좋은지를 묻는 글들이 가끔 올라온다.

 

사실 이는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

 

의학적으로도 ‘콘돔 연관 발기문제’(Condom-Associated Erection Problems, CAEP)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콘돔과 관련해 성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의외로 흔하다.

 

2015년 국제성의학학회(ISSM)에 실린 한 논문에는 약 5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32%가 콘돔을 착용한 후 성관계에서 발기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콘돔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불안함이나 심지어 두려움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나중에는 흥분을 하기 위해 더욱 강한 자극, 가학적인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긴다.

 

전문가들은 성관계 도중에 생기는 발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콘돔이 아니라고 본다.

 

최근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콘돔을 사용한 커플과 그렇지 않은 커플을 대상으로 발기 문제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를 분석한 연구팀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콘돔 때문에 발기부전 문제가 발생했다고 답한 남성들은 콘돔을 착용하지 않을 때에도 같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발기부전의 가장 큰 이유로 일상생활의 스트레스, 파트너와의 낮은 친밀감, 긴장감 등의 심리적 요인을 꼽았다. 발기부전은 대체로 다양한 심리적, 기질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포르노를 자주 보거나 자위 행위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서 특히 그런 현상이 더 나타난다. 발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성관계 중에 강한 자극이 필요한데 자극에 너무 익숙해 있는 경우 콘돔이 그 자극을 무디게 하기 때문이다.

 

또 콘돔 사이즈가 잘 맞지 않을 때 발기 문제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콘돔을 착용하는 시점, 착용 방법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다양한 유형, 질감, 사이즈의 콘돔을 사용해서 나에게 가장 적합하고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과정을 가져보는 게 좋다.

 

콘돔을 착용하는 순간에도 애무를 계속해야 불안감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파트너에게 콘돔을 씌워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 조급하게 콘돔을 착용하지 말고 충분히 발기가 된 후 착용하는 게 좋다.

 

이런 노력으로도 발기부전이 지속된다면 다른 요인이 있는지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해 봐야 한다.

 

황홀한 섹스를 우선하려다 안전한 섹스를 희생해선 안 된다. 콘돔은 성병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보호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