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영상통화 중 상대방의 나체가 나오는 모습을 녹화해 저장한 경우 이는 피고인이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성폭력범죄처법벌상 불법촬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신체를 직접 촬영한 게 아닌 이미지를 녹화한 것이므로 불법촬영이 아니라는 의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10월 31일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기소된 키르기스스탄 국적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5월 샤워 중인 러시아 국적의 여성 B씨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휴대전화로 녹화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B씨를 폭행하고 스토킹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두 사람은 교제하다 헤어진 사이였다. 1심과 2심 법원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7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여러 혐의 중 나체 촬영 부분은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나체로 샤워하는 모습을 휴대전화 녹화기능을 이용해 녹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 192켤레의 신발과 꽃이 놓였다. 하이힐도 있고 운동화도 있었다. 이 신발들의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신발 아래 종이에는 숫자 ‘1672’가 써져 있다. 지나가던 행인들은 의아해하다가 ‘여성들의 죽음 앞에 잠시 멈춥시다’라는 글귀를 보고는 비로소 의미를 알아챘다. ‘1672’는 지난 15년간 살해된 여성의 숫자다. 그것도 남편이나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들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폭력 추방 주간’의 시작일을 맞아 ‘192켤레의 멈춘 신발’ 퍼포먼스를 벌였다. 신발이 놓인 종이 위에는 2023년 한 해 동안에 살해된 여성과 주변인 192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름은 가명이다. 한국여성의전화 집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지난 15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과 주변인은 최소 1672명이다. 정부의 공식 통계가 없어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에 보도된 여성 살해 사건을 취합해 추산한 숫자다. ‘교제폭력’ ‘데이트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살해 사건은 매해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하기 위한 입법은 이뤄지지 않고 있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올해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성전환 여성 의원이 탄생했다. 델라웨어 주에 출마한 민주당 새라 맥브라이드(34) 당선인이다. 그는 2020년에 사상 처음 주 트랜스젠더 상원의원이 된 데 이어 이번에 사상 첫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트랜스젠더’는 우리말로는 ‘성전환’으로 쓰는데 태생과 다른 성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신체적으로도 성전환을 하기 위한 수술 여부와는 무관하다. 맥브라이드 의원이 남성 성기를 거세한 성전환 수술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맥브라이드 당선인은 21세 때 대학 신문과 페이스북에 게시물을 올려 자신이 트랜스젠더 여성이란 사실을 밝혔다.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일한 최초의 트랜스젠더이며, 2016년에는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자로 나섰다. 성소수자 인권 운동가로선 이미 전국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그가 당선되자 미 하원은 당장 그가 남녀 화장실 중 어느 화장실을 사용하게 해야 하는지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했다. 마이크 존슨 미국 연방 하원의장(공화·루이지애나)이 20일 여성으로 성전환한 의원의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및 하원 건물 내의 여자 화장실 사용을 금지했다. 맥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11월은 대한폐경학회가 지정한 ‘폐경의 달’이다. 월경은 여성 건강의 척도다. 여성의 몸은 10~14세 무렵 초경을 시작해 임신·출산을 거쳐 평균 50세 전후 폐경에 이른다. 일생 중 40년 이상을 매달 생리를 하면서 지낸다. 폐경은 여성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다. 그렇지만 신체 전반을 주관하는 호르몬 변화는 여성의 몸과 마음에 걸쳐 광범위한 변화를 불러오며, 폐경 이후에는 골다공증이나 심혈관계 질환 발병 위험성까지도 증가한다.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여성의 일생 중 8분의 3은 폐경의 상태다. 많은 여성이 갱년기와 폐경기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갱년기는 폐경기에 근접한 마지막 월경의 전후 시기를 말한다. 갱년기가 시작되는 나이는 평균 45세로 지속기간은 평균 5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폐경의 증상 폐경기에는 난소의 노화로 난소 내 난자가 고갈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된다. 이는 곧 난소기능 정지와 여성호르몬 분비중단을 말하는 것으로 여성호르몬 결핍상태에 이르게 된다. 폐경기 증상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가 대표적이다. 그 이후 건망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또 심계항진이라고 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포털에 보면 콘돔을 사용하면 발기가 죽는데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어떻게 해야 좋은지를 묻는 글들이 가끔 올라온다. 사실 이는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 의학적으로도 ‘콘돔 연관 발기문제’(Condom-Associated Erection Problems, CAEP)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콘돔과 관련해 성관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의외로 흔하다. 2015년 국제성의학학회(ISSM)에 실린 한 논문에는 약 5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32%가 콘돔을 착용한 후 성관계에서 발기력이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콘돔을 사용하는 것 자체에 불안함이나 심지어 두려움을 갖게 될 수도 있다. 나중에는 흥분을 하기 위해 더욱 강한 자극, 가학적인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생긴다. 전문가들은 성관계 도중에 생기는 발기 문제의 근본적 원인은 콘돔이 아니라고 본다. 최근 해외의 한 연구에 따르면 콘돔을 사용한 커플과 그렇지 않은 커플을 대상으로 발기 문제 관련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를 분석한 연구팀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콘돔 때문에 발기부전 문제가 발생했다고 답한 남성들은 콘돔을 착용하지 않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여성 혐오 발언과 성범죄 이력 등을 이유로 미국 여성 유권자들한테 많은 비판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가 백악관 복귀에 성공하면서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여성들의 ‘4비(非) 운동’(4B movement)이 확산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일부 여성 누리꾼들이 이번 대선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한국의 4비 운동에 대해 소개하거나 자신도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글을 SNS에 잇따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선 결과가 발표된 8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4b’ ‘#4bmovement’ 등의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빠르게 확산했다. 이번 미 대선 결과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한국의 4B 운동에 대해 소개하거나 자신도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 신문은 4비 운동이 혼인과 연애, 섹스, 출산 등 네 가지를 안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고 세계에서 합계출산율(0.72명)이 가장 낮은 국가라면서 한국에선 4비 운동과 페미니즘이 양극화가 심한 주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비혼이지만 아이를 원했던 방송인 사유리 씨는 일본에서 정자 기증을 받아 출산한 후 우리나라에서 아들을 키워 화제가 됐다. 사유리 씨는 왜 일본에서 출산했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시험관 시술 등 보조생식술을 받을 수 없다. 현행법은 비혼 여성에게 보조생식술을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난임시술 지원 또한 부부에게만 한정했다. 비혼 여성도 인공수정 등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독립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재강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15일 ‘독립출산지원법’을 야3당 공동대표 발의했다. 핵심은 현재 부부에게 한정된 난임 시술의 근거 조항을 개정하고, 비혼 상태에 있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 지원이 가능하도록 비혼여성 보조생식술과 자격, 지원, 의료기관 등을 규정한 것이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2022년 비혼여성의 보조생식술을 제한하는 대한산부인과학회의 윤리지침을 차별로 판단하고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이재강 의원은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많은 선진국이 이미 비혼 출산을 지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의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나 생리 예정일이 며칠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는 여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 임신테스트기(임테기)다. 갑작스런 성관계를 가졌거나 상대 남성이 콘돔을 사용했는데도 미심쩍으면 임테기를 사용해볼까 생각도 한다. 임신테스트기는 얼마나 정확할까. 한 줄이 희미하게 나와도 임신이 된 걸까. 임테기에 대한 궁금증을 정리해 본다. Q. 테스트 후에 선 하나는 붉어지고, 다른 하나는 아주 희미하게 줄이 있는데 임신일까. 임신테스트기에 나타나는 반응표시선은 자궁내벽에 착상이 된 후 분비되는 HCG호르몬의 농도에 따라 진해지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흐리게 줄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줄이 연하더라도 임신 호르몬 농도에 반응해 임신한 것일 수 있다. 임신 초기에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 시에는 희미한 줄이 나타날 수도 있다. 대조 표시 선까지 희미하게 보인다면 결과 오류일 가능성이 크므로 새 테스트기로 다시 검사하는 것이 좋다. 임신 테스트기에 소변이 넘쳐서 판독 부분에 소변이 묻는다면 잘못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소변 떨어트리는 부분에 소변 서너 방울 정도면 충분하다. 결과가 정확하지 않다면 며칠 간격으로 한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딥페이크(불법합성물) 성 착취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한 사람을 강력 처벌하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 공포안’이 1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 게재 후 즉각 시행된다. 핵심은 딥 페이크 성 착취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것이다. 또 딥페이크 성 착취물을 편집·반포하는 행위에 대한 법정형을 기존의 5년 이하에서 7년 이하로 올렸다. 아울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불법 촬영물뿐만 아니라 피해자 신상정보에 대해서도 삭제를 지원하도록 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확대하는 내용의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공포안’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협박 및 강요 행위를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 공포안’ 등도 함께 의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딥페이크를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가 급격히 증가해 국민이 크게 우려한다”며 “정부는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내년 3월 말까지 집중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어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동성혼을 법제화한 나라는 39개 국이다. 동성혼과 같은 법적 지위를 보장해주는 시민결합 제도를 시행하는 나라까지 합치면 45개 국가나 된다. 주요 선진국은 물론 경제적으로 후진국에 속하는 많은 나라가 21세기 들어 2010년대까지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1989년 덴마크가 세계 최초로 동성커플 간 시민결합을 법적으로 인정했고, 2001년 네덜란드가 동성혼을 법제화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서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결혼과 가정에 보수적인 아시아 국가에서는 대만과 태국만이 동성혼을 인정했다. 2019년 대만이 최초이며 지난달 태국이 두 번째로 동성혼을 합법화했다. 국내에서도 성 소수자 단체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동성부부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라는 요구는 오래전부터 계속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혼인을 법적으로 허락하라는 대규모 소송이 동시다발적으로 처음 시작된다. 성 소수자 인권단체 ‘모두의 결혼’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는 10일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혼인평등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동성부부 11쌍을 원고로 하는 혼인신고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