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기자 |
18세부터 20대 후반까지 많은 사람들한테 사랑니가 올라온다. 사랑니는 말 그대로 이제 성인이 됐고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사람은 사랑니가 없는 경우가 41% 정도다. 영국 사람은 약 12.7%, 칠레 사람은 24.75%, 말레이시아 사람은 30~33%에서 사랑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사랑니에 관해서 가장 궁금한 것은 ‘꼭 뽑아야 하는지’다. 사랑니는 학술적으로 제3대구치라고 부르며 위턱, 아래턱에 좌우로 각각 2개씩 해서 전체 4개가 있다.
사랑니는 씹을 때마다 사랑니 주변이 아프기 시작하다가 심할 때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지금 당장 빼야 하는지, 좀 더 지켜볼지 고민하며 고통을 참는 동안 염증은 더 커지고 충치도 심해질 수 있다.

사랑니는 꼭 뽑지 않아도 된다. 정상적으로 위 아래 사랑니가 잘 나와서 씹히고 있고 충치나 잇몸질환 없이 잘 관리되고 있다면 빼지 않고 잘 사용할 수 있다. 또 뼈 안에 사랑니가 완전히 매복돼 있어 맹출 가능성은 물론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면 발치할 필요는 없다.
보존된 사랑니는 나중에 앞쪽 어금니가 문제가 생긴 경우 치아이식술 같은 방법으로 망가진 어금니를 대체할 수도 있다. 자가치아뼈를 만들어 임플란트 시 녹아내린 잇몸뼈 부분에 이식하는 골이식재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래턱에 사랑니가 올라오면서 사랑니 일부만 보이고 나머지는 잇몸으로 덮여 빈 공간으로 음식물이나 세균이 모이면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심해지면 입이 잘 안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계속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염증 조절 후 곧바로 빼는 것이 좋다.
또 하악 사랑니가 옆으로 쓰러져서 올라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쓰러진 아래턱 사랑니는 앞에 치아를 녹이거나 충치의 원인이 되고 지치주위염의 원인이 될 수 있어 빼는 것을 권장한다.
사랑니와 신경이 가깝고 뼈와 유착된 경우라면 발치가 반드시 필요한 경우인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매복된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은 수술 난이도가 상당하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 사랑니를 뽑다가 사망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종종 보고된다.
사랑니 발치가 힘든 것은 사랑니 주위에 신경이 지나가고 치아 뿌리의 모양도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치아를 만드는 임플란트 수술보다 까다롭고 시간이 더 걸릴 때가 있다.
사랑니를 발치하는 과정은 아프고 무서운 경험일 수 있다. 묻혀 있는 사랑니를 발치하기 위해 잇몸을 열고 뼈와 사랑니를 조각내야 하기도 하고 불쾌한 소리와 진동을 경험해야 한다. 사랑니를 빼고 난 후의 통증이 사랑의 이별만큼 아프다고도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3D CT 같은 영상 촬영을 통해 신경과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전신상태를 고려해 발치하면 안전하게 수술받을 수 있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사랑니일수록 발치가 수월하고 신경 손상 위험도 적다.
쉬운 수술 같지만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고 일주일 정도 밥 먹기가 매우 불편해질 수도 있다. 일부 턱뼈를 삭제할 수도 있어 외과적으로 몸에 오는 충격은 맹장수술만큼이라고 한다.
사랑니로 문제가 생기면 20대가 지나기 전 발치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술이 어려워진다. 아래턱뼈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단해지고 사랑니의 뿌리도 완성돼 신경과 근접하게 되며 30대 이상에선 발치 후의 염증, 출혈, 감염 가능성이 20대 초반에 비해 1.5~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랑니가 나면 꼭 치과를 찾아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