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류혜진 차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난임센터 산부인과 교수
임신 전 부인과 검진의 필요성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의 결혼 적령기 평균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 여성 또한 증가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몸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일반 건강검진 외 부인과 검진을 시행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고, 결혼 후라도 임신과 출산에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부가 증가함에 따라 부인과 검진을 시행하는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부인과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그 외 난소종양 등과 같은 부인과 질환을 오랜 시간 방치하게 되어 치료가 어려워진다. 그뿐만 아니라 임신을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으므로 20세 이상의 미혼 여성부터 고령(만 35세 이상)의 기혼 여성까지 검사와 진찰이 필요하다.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 사업 시행
2024년 4월부터 국내 보건 사업의 일환으로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 사업’이 각 시군별로 시행되고 있다. 임신과 출산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건강 위험 요인을 미리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도록 필수 가임력 검사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여성 검사 항목으로는 난소기능 검사[항뮐러관호르몬(Anti-Müllerian hormone, AMH) 수치] 및 부인과 초음파가 해당하며, 1회 최대 13만원까지 지원한다. 신청 및 지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공 보건포털 e보건소나 각 보건지소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6월부터 보건 사업 확대로 가임력 확인을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지원 사업 검사에서 이상 증후를 발견해 임신에 대한 적절한 관리 및 치료가 조기에 시행되고 있다. 만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생리적 노화로 난자의 양과 질이 급격히 감소하여 임신 가능성이 낮아지고 반대로 유산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결혼 기간이 1년 이내로 짧다 하더라도 가임력에 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할 것을 권장한다.
특히 만 40세 이전에 항뮐러관호르몬이 1.1ng/mL 미만으로 확인되어 난소기능 저하 진단을 받은 젊은 여성의 경우, 체계적인 난임검사를 시행하여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적절한 시술을 고려하여야 한다.
진료 시 난소기능 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나오면 환자들은 불임 가능성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두려움을 갖게 된다. 월경이 규칙적이든 불규칙적이든, 적절한 검사와 난임 시술을 통해 난소 기능 저하 진단을 받은 여성도 임신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으므로 미루지 말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난소부전의 진단과 관리
간혹 불규칙한 월경 주기 및 6개월 이상 무월경으로 내원하는 환자 중 만 40세 이전, 6개월 이상 월경이 없으면서 1개월 간격으로 2번 이상 측정한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ollicle stimulating hormone, FSH)이 40mIU/mL 이상일 경우 조기난소부전을 진단하게 된다. 난포자극호르몬이 40mIU/mL 이상으로 측정되더라도, 간헐적인 배란 유도가 가능할 경우 시험관아기시술(체외수정)을 통한 임신 시도가 가능하므로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험관아기시술 관련 의학 분야의 발전으로 여성과 남성의 난임 요인에 대하여 효과적인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고, 실제로 고령 여성을 비롯하여 기타 난임 요인을 가진 여성의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도록 도울 수 있다.
난소기능 검사, 혈액 검사 외 추가로 부인과 초음파를 시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자궁근종 및 자궁선근증의 자궁질환 외에도 생리 주기에 따른 내막의 형태 변화, 양측 난소의 크기, 동난포 수 검사(Antral follicle count, AFC)를 같이 확인하여 호르몬의 변화와 일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만 35세 이상의 기혼 여성일 경우,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 사업 혹은 일반 부인과 검진을 통해 난소기능 및 자궁 질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결혼 후 임신 시도 기간이 1년 이상인 부부도 난임에 대한 체계적인 검사를 해 볼 것을 권한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