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가 만든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 (출처=WCRF)
한국인 최고의 사망원인은 암이다. 전체 사망자 4명 중 1명꼴이다. 조기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갈수록 암 생존자는 늘고 있다. 국내 암 생존자는 2019년 2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현재는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외를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암 예방 수칙은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가 1960년대 이후 나온 각종 연구 결과를 집대성해 만든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가 꼽힌다.
10가지는 ▲ 건강한 체중 유지 ▲ 지속적인 신체 활동 ▲ 통곡물, 야채, 과일 및 콩이 풍부한 식단 섭취 ▲ 지방, 전분, 설탕 함량이 높은 패스트푸드 및 기타 가공식품 섭취 제한 ▲ 붉은 고기 및 가공육 섭취 제한 ▲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료 섭취 제한 ▲ 알코올 섭취 제한 ▲ 암 예방을 위한 보충제 사용 금지 ▲ 가능하면 모유 수유하기 외에 마지막 10번째로 ▲ 암 진단 후에도 이들 권장 사항을 따를 것 등이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이런 암 예방 생활 수칙 준수 여부가 실제 암 생존자의 사망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신애선·강대희·원동현)은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서 2004∼2013년 도시 기반 코호트연구에 참여한 40~69세 13만9267명을 대상으로 평균 10.1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를 위의 암 예방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낮음’, ‘중간’, ‘높음’ 3단계 로 분류해 각 그룹의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결과 모든 암 예방 항목에 대한 준수 점수가 높은 암 생존자(5년 이상)는 준수 점수가 낮은 그룹에 견줘 사망률이 34%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준수 점수가 중간인 그룹도 같은 비교 조건에서 사망률이 25% 낮았다.
암 예방 권고 항목별 분석에서는 신체 활동 유지와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이 암 생존자의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체 활동의 경우 중강도에서 고강도 운동을 1주일에 150분 이상 하는 암 생존자의 사망률이 신체활동이 거의 없는 암 생존자보다 23% 낮았다.
또 패스트푸드도 암 진단 후 섭취를 제한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2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암 전이의 중요 원인인 저산소증을 줄이고 혈류와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신체 기능과 같은 다른 건강 결과를 향상해 직간접적으로 사망률을 낮추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은 가공식품의 누적 섭취에서 비롯되는 높은 혈당 부하와 염증 발생, 종양의 증식과 전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