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병원을 가면 정밀 진단을 위해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봐야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MRI는 CT에 비해 비용이 훨씬 비싸 망설여진다.
둘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CT와 MRI는 모두 의학적 진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상 검사 기법으로 인체 내부의 단면과 3D 구조를 시각화하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촬영 원리와 기술적 기반은 완전히 다르다.
CT는 엑스레이처럼 X선(방사선)을 사용해 인체의 단층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다. X선을 인체에 투사해 여러 각도에서 흡수된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컴퓨터가 재구성하여 단면 이미지를 생성한다.
반면 MRI는 강한 자기장이 발생하는 통 안에서 인체에 해가 없는 고주파를 투여해 조직 내 수소 원자가 방출하는 신호를 분석, 영상화하는 방식이다. 방사선을 쐬지 않으므로 임산부나 아이들도 촬영이 가능하다.
두 검사는 병변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용된다.
두 검사 모두 단면 영상을 통해 내부 장기와 조직의 구조를 확인할 수 있으나, CT는 밀도 차이에 따른 음영 표현으로 뼈와 결석처럼 밀도가 높은 부위를 명확히 드러내는 반면, MRI는 조직 구성 성분의 미세한 차이를 감지하여 연부조직과 신경계의 해부학적 특성을 더욱 정밀하게 보여준다.
CT는 주로 폐, 위, 간, 뼈 종양 질환 확인에 유용하다. 흉부나 복부 장기 검사 등에 주로 쓰인다. X선이 조직을 통과하며 각기 다른 밀도에 따라 감쇠되는 정도를 이용해, 뼈와 같은 고밀도 조직은 밝게, 공기나 저밀도 조직은 어둡게 표현된다.
따라서 골절, 결석, 출혈 등 급박한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며, 특히 교통사고나 외상으로 인한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의 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 CT는 검사 시간이 5~10분 정도로 짧아 응급환자나 급박한 진료 상황에서 큰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한 저선량 CT 기법이 도입되어 폐암 검진 등 건강검진 분야에서도 안전하게 활용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조영제를 추가하여 혈관과 병변의 대비를 높여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도록 개선되었다.

MRI는 CT로는 확인이 어려운 근육이나 인대, 피하지방과 같은 연부 조직의 이상 징후를 확인하는 데 효과적이다. 횡단면 촬영만 할 수 잇는 CT와 달리 관상면(머리) 또는 몸을 앞뒤로 나누는 평면과 머리 또는 몸을 좌우로 나누는 평면도 촬영이 가능하다.
그래서 뇌, 척수, 관절, 근육, 인대, 뼈 등 촬영에 유리하다. 최근에는 AI 기술과 결합한 MRI 분석 방법이 도입되어, 뇌 위축 정도 및 신경세포 변화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새로운 진단 도구로 발전하고 있다.
MRI는 특히 신경계 질환, 치매, 뇌경색 및 디스크 질환 등 미세한 조직 변화가 중요한 질환 진단에 적합하다. 검사 시간은 20~40분 정도 걸려 환자가 좁은 통 안에 장시간 머무르는 불편함과 소음 문제 등 단점이 있다.
CT는 건강보험 적용 시 보통 5만-10만 원, MRI는 30만-50만 원 정도가 든다. 의료진 소견에 따라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적용이 안 되면 40만-150만 원까지 들 수 있다.
이처럼 환자의 증상과 진단 목적에 따라 두 검사는 선택적으로 혹은 보완적으로 사용된다. 무엇을 사용할 것인가는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밀진단에는 CT와 MRI외에도 초음파 검사가 있다. 초음파 검사는 귀에는 들리지 않는 높은 주파수의 음파를 인체 내부로 투과 후 내부에서 반사되는 음파를 영상화시켜 병변을 찾는 검사다.
간, 담낭, 췌장, 자궁, 전립선, 유방, 심장 등 다양한 인체 장기의 검사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장기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볼 수 있고, 장기의 구조와 형태, 혈류 흐름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신속하고 간편하게 비침습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