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113개 출판사가 추천한 책은?

한국출판인회의,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캠페인 진행
‘어른 김장하’·‘소년이 온다’…출판인들이 권한 책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우리나라에서는 책 읽는 대통령의 모습이 별로 드러난 적이 없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대통령의 ‘휴가 독서 목록’이 발표된 적도 있지만 지금은 그것마저도 사라졌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 지도자의 독서와 사유의 중요성을 환기한다는 목적으로 ‘다시, 책 읽는 대통령을 바란다’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2일 밝혔다.

 

“책이 던지는 물음이야말로 이 나라를 이끌 리더가 가장 먼저 마주해야 할 목소리입니다. 새로운 지도자에게 필요한 통찰과 공감, 상상력은 모두 읽고 사유하는 과정에서 비롯됩니다.”

 

이광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의 말이다. 그는 “책 읽는 대통령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 캠페인은 출판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 성찰하자는 취지로 마련됐으며, 회원 출판사가 추천하는 양서를 모아 대선 캠프에 전달하고, 독서의 사회적 의미를 환기하는 것이 목적이다.

 

약 2주간 진행된 ‘대통령에게 권하는 책’ 설문조사에는 총 113개 출판사가 참여해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우리 책’ 1종과 ‘차기 대통령에게 권하는 좋은 책’ 1종씩을 추천했다.

 

총 204권의 책이 추천됐는데 가장 많은 출판인들로부터 추천된 책은 ‘줬으면 그만이지’(피플파워)와 ‘소년이 온다’(창비)였다.

 

 

‘줬으면 그만이지’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를 지낸 김주완 작가가 펴낸 김장하 선생 취재기다. 김장하 선생은 경남 사천시에서 태어나 평생 한약방을 경영하면서 번 돈을 모두 지역사회에 지원한 사람으로,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그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후 영화와 다큐멘터리로 재조명되었다.

 

‘소년이 온다’는 지난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돌베개)도 다수 출판사가 추천했다. 이 책은 고교 영어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을 연구하는 강지나 박사가 한국 사회의 빈곤 대물림을 분석하고 복지 사각지대의 국가적 책임을 제기한 저작이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넥서스’(김영사),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가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어크로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 ‘나의 한국현대사’(돌베개) 등도 다수 출판사의 추천을 받았다.

 

이외에도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해냄출판사), ‘계급의 숨은 상처’(문예출판사), ‘계엄’(정은문고),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생각의힘), ‘그래도 나는 서울이 좋다’(페이퍼스토리), ‘김대중 육성 회고록’(한길사), ‘반도체 투자 스펙트럼’(휴먼큐브) 등 다양한 분야의 양서가 추천됐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추천받은 책 제목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민주주의’ ‘세계’ ‘역사’ ‘국가’ 등의 단어가 다수 등장한다”며 “이는 출판계에서 민주주의적 리더십, 시대에 대한 성찰, 국가 비전 제시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1998년 창립한 한국출판인회의는 출판의 자유 신장과 문화적 진흥이라는 목표 아래 출판사들이 공동체적 연대감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다. 회원사는 490여 출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