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서울 가는 지방환자 年 4.6조 지출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경증·응급은 지역내 병원, 중증은 수도권 상급병원 선호"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서울의 상급종합병원 근처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자들이 일시적으로 묵는 여러 형태의 숙소들이 많이 있다.

 

지방에 사는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얼마나 될까.

 

연간 4조6천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5일 공개한 ‘지역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과 지역 국립대학병원에 대한 국민 인식’ 보고서에 나온다.

 

유출로 인한 비용의 정의는 ‘유출 환자가 서울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발생할 총비용’에서 ‘환자가 거주지에서 진료받을 때 발생할 총비용’을 뺀 값으로 했다.

 

서울 유출 환자의 총비용은 진료비(건강보험 급여와 본인부담금), 입원·외래 진료에 따른 기회비용, 교통비, 숙박비, 간병비로 계산했으며 지역 국립대병원을 이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은 진료비, 기회비용, 교통비, 간병비로 구성했다.

 

이렇게 계산한 결과, 서울로의 지방 환자 유출로 인한 비용은 교통·숙박비만을 기준으로 4천121억 원이었으며 진료비 차이를 반영하면 1조7천537억 원이었다.

 

진료비 차이에 환자와 그 가족의 경제활동 등으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더했을 경우에는 유출로 인한 순비용이 4조6천270억 원이었다.


한편 연구원이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를 통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 사는 만 19∼69세 남녀 1천50명을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들의 81.2%는 “우리나라 수도권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구원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수도권 종합병원, 수도권 병·의원, 지역 국립대병원, 지역 기타 대학병원, 지역 종합병원, 지역 병·의원 등의 보기를 주고 질병 특성별 최우선 선호 기관을 물었다.

 

그 결과 본인의 질환이 경증일 때 지역민의 52.3%는 지역 병·의원을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종합병원이 15.0%, 지역 국립대병원이 14.2%였다.

 

응급 상황에서는 37.0%가 지역 국립대병원을 선호한다고 했다. 이어 지역 종합병원 21.5%,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8.8%였다.

 

다만 중증이나 상세 불명 질환의 경우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선호도가 높았다.

 

중증 질환일 때 36.5%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가장 먼저 찾겠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국립대병원이 22.0%였다. 상세 불명 질환에서는 36.6%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4.2%가 지역 국립대병원을 꼽았다.

 

지역민들의 80.3%는 ‘국립대병원의 역량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80.9%는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개선 필요 영역은 ‘전문의료인력 확보’(81.0%), ‘응급질환 진료 역량 고도화’(80.5%), ‘중증질환 진료 역량 고도화’(80.1%) 등이었다.

 

연구원은 “국립대병원 역량 강화를 통해 개인의 의료선택권을 보장하면서도 비효율로 인한 사회 전반의 손실을 줄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