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일사병’ ‘열사병’ 비상 걸렸다

온열질환자 470명 발생, 3명 사망 추정
열사병은 치사율 높아 위험
찬 맥주나 아이스 커피보다는 생수나 이온음료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예전같지 않은 이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일사병(열탈진), 열사병 등 온열질환 비상이 걸렸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전날까지 전국 500여 개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모두 470명,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환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늘었다.

 

6월 28∼30일 사이 전국 곳곳의 낮 기온이나 일평균 기온이 잇따라 역대 6월 신기록을 경신하는 등 폭염이 이어진 탓이다. 28∼30일 사흘간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만 147명에 달한다.

 

470명 환자 중 남성이 76.8%이고, 연령별로는 60대가 18.3%로 가장 많다.

 

환자들 중 절반 이상이 열탈진(51.9%)이었으며, 열사병(20.9%)과 열경련(13.4%), 열실신(12.8%) 등이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은 무엇인가

 

여름철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돼 체온이 37~40도까지 높아지는 질환이다. 흔히 ‘더위를 먹었다’고 하는데 증상으로 심박동이 빨라지면서 어지럼증과 두통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이고 구토, 복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전해질과 영양분이 손실되고 수분이 부족해져 탈수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심한 경우 실신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일사병과 열사병은 어떻게 다른가

 

일사병과 열사병은 대표적 온열질환이다. 일사병이 있는 경우에는 체온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 약간 상승하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시원한 곳에서 물을 마시면서 쉬면 금방 회복이 된다.

 

일사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 발생한다. 피부가 창백해지며 무력감과 피로, 근육경련, 메스꺼움, 구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열사병은 40도 이상 체온이 상승해 의식 소실이나 경련,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는 좀 더 심각한 상태다.

 

환자의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는데도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졌을 때는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우리 몸의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기능을 잃고, 땀 흘리는 기능마저 망가져 지속해서 체온이 상승해 발생한다.

 

열사병은 다발성 장기 손상과 기능 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고 치사율도 높다. 국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사망자 대부분은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일사병 증상이 나타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시원한 곳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며, 전해질을 보충해주는 이온음료나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차가운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샤워하면서 체온을 내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뜨거운 음식은 체온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하며 차가운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열사병으로 의식이 없을 경우에는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물이나 음료수 등을 억지로 먹여선 안 된다. 의식이 없을 때는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일사병을 예방하려면

 

가장 중요한 예방은 고온 다습한 날씨에서의 외부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다. 야외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아침이나 저녁에 하고 틈틈이 쉬고 수시로 물을 마셔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무리하지 말고 바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덥다고 해서 시원한 맥주나 카페인이 다량 함유된 아이스 커피 등을 마시는 건 좋지 않다. 술이나 커피는 체온 상승이나 이뇨 작용을 유발하므로 폭염 시에는 생수나 이온 음료 등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적정한 실내 온도를 유지하면서 어린이와 노약자는 낮 시간대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자주 마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