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난청, 노화현상으로 방치하면 치매 위험까지 높인다

삶의 질·뇌 기능 전반에 악영향
조기 발견, 적극적 치료가 중요

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의 ‘2021 세계청각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5명 중 1명이 난청을 경험한다.

 

난청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난청을 겪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다. 난청은 갑자기 발생하기보다는 서서히 안 들리기 때문에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서 귀가 잘 안 들리기 시작하면 나이 탓이라며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현상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소리가 안 들리면 대화가 불편해지고 사람을 피하게 되며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지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청력은 삶의 질 전반은 물론이고, 뇌의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 발생과도 관련이 있다.

 

난청은 가족력 같은 유전적 요인, 소음 같은 환경적 요인, 흡연이나 과음 같은 생활습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이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스트레스도 돌발성 난청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노인성 난청은 보통 60대 이후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뚜렷한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초기에는 말소리가 웅얼거리는 듯하고, 높은 음역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청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난청은 노년층에게만 생기는 병이 아니다. 최근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난청 환자가 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소음성 난청이다. 일상에서 이어폰으로 장시간 고음량 음악을 듣고, 소음이 심한 작업 환경이나 콘서트·클럽 같은 고데시벨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위험 요인이다.

 

청각 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젊은 나이에 생긴 난청은 영구적일 수 있다.

 

 

난청이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뇌의 인지 기능 저하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청력이 떨어지면 두뇌의 언어 처리 기능도 함께 약해진다. 잘 듣지 못하니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감도 생긴다.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치매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난청을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공식 지정했다.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가진 노인은 치매 발병 위험이 2~5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난청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평소 정기적인 청력 검진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나오는 보청기는 말소리와 배경 소음을 구분하는 기능이 더해져 만족도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