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위내시경을 받은 후 위에 헬리코박터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한다. 위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 더욱 그렇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균은 위 점막에 기생하며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위암 발생 위험을 3~6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발생 위험을 약 50%가량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균을 가진 사람 중 약 15%가 위궤양과 위염이 발생하고 1% 미만에게서 위암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은 사실 전 세계 인구의 약 반 이상이 감염될 정도로 흔한 균이다. 우리나라는 약 60% 정도라고 한다.
정답부터 말하면 “모든 보균자가 반드시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 헬리코박터균은 있으나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 내시경상 정상이고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는 제균을 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헬리코박터를 꼭 없애야 하는 사람은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환자, 위 림프종, 조기 위암 내시경 절제술 환자, 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소화불량 증상이 심한 사람이다.

헬리코박터균은 강한 산성인 위 안에서 살아가는 특이한 세균이다. 한 번 감염되면 수년 또는 일생 동안 감염이 지속되고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일은 거의 없다.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지만 입을 통해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식이습관을 고려할 때 가족 내 감염률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감염 진단은 혈액검사나 내시경검사, 요소호기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혈액검사는 비교적 간단하나 정확도가 낮아 치료 후 완전히 치료가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내시경검사는 위까지 내시경을 삽입해 조직을 채취한 뒤 신속 요소분해효소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적어도 20분에서 하루 정도 경과 후 간편하게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요소호기검사는 혈액검사나 내시경검사를 하지 않고, 간단하게 튜브를 통해 숨을 내쉬게 하여 내쉰 공기를 모은 후 검사하는 방법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약제를 1주일 복용하면 약 70%, 2주 복용하면 80% 정도 제균할 수 있다. 유산균 음료의 유산균은 이 세균을 일부 억제할 수 있어도 죽이는 것이 아니어서 유산균 음료로 치료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설사, 무른 변, 쓴맛, 금속 같은 맛 등이며 발진이나 두드러기등도 나타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위, 십이지장궤양 환자들에게 이 균을 없애는 치료를 하면 궤양의 치유 속도가 빠르고, 재발율이 월등히 감소한다. 이런 환자들은 반드시 치료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는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