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

[이슈추적-비만치료제 혁명] (3)글로벌 제약사들의 사운을 건 전쟁

수백조 시장을 향한 글로벌 빅파마의 총력전
쌍두마차의 대결ㅡ노보 노디스크 vs 일라이 릴리
2030년에는 1천억 시장 전망

한국헬스경제신문 김혁 기자 | 

 

2024년, 인류의 질병과 의학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혁명이 시작됐다. 누구는 ‘21세기의 페니실린의 발명’이라 했다.  바로 ‘비만치료제’의 등장이다. 과거 비만 치료가 ‘의지력’의 영역이었다면, 현재는 ‘호르몬 조절’의 영역이 됐다. 그 중심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이 존재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제2의 면역항암제’라 불릴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주사약에서 벗어나 영양제처럼 먹는 시대가 내년에 도래한다. 6회에 걸쳐 비만치료제 혁명을 다룬다. (편집자주)

 

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은 사실상 두 회사의 경쟁으로 요약된다. 덴마크의 노보 노디스크와 미국 중심의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다.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 오젬픽, 위고비 등을 통해 비만 치료 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했다. 원조인 위고비는 출시하자마자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했다. 2025년 매출은 약 13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덴마크 경제 그 자체가 됐다. 일명 ‘노보노믹스’(Novonomic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덴마크 경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가 성장의 약 70% 가까이가 노보 노디스크 한 곳에서 나오고 있다. 기업 가치는 이미 덴마크 연간 GDP 규모를 넘어섰다. 유럽 전체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프랑스 루이비통(LVMH)과 경쟁하며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 기업이 되었다.

 

이에 맞서 1년 후발 주자인 일라이 릴리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내놓으며 비만약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 약은 GLP-1과 GIP 두 호르몬을 동시에 작용시키는 약물로 기존 약보다 체중 감소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라이 릴리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고용량까지 투약할 경우 체중 감소율이 평균 20.2%로 13.7% 수준인 위고비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 기준으로는 위고비는 1년 평균 체중의 약 15% 감량,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는 20% 감량 정도로 보고 있다. 단 개인별 편차가 크다.

 

2024년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는 일라이 릴리가 노보 노디스크를 약간 앞서며 세계 최대 제약사 자리를 굳히고 있다. 2024~2025년을 기점으로 존슨앤존슨(J&J)을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라섰다.

 

노보 노디스크가 당뇨와 비만 등 대사 질환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진 반면, 일라이 릴리는 항암제, 신경과학(치매), 면역학(건선 등) 등 보다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두 회사의 비만약 경쟁은 제약산업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신약 경쟁 중 하나로 평가된다.

 

전 세계 GLP-1 계열 비만약 시장 규모는 올해 700억 달러를 돌파하고 2033년에는 2,01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약 역사상 단일 질환 영역에서 이처럼 빠르게, 이처럼 크게 성장한 시장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시장은 약효 경쟁으로 뜨겁다. 2025년 기준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에는 68가지 이상의 작용 기전을 가진 160개 이상의 후보 물질이 개발 중이다. 이제는 체중의 10% 감량은 기본이 되었고, 25% 이상을 감량하는 시대가 열렸다.

 

비만약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때는 전 세계적으로 약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제약사들은 이에 대응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 경쟁의 진짜 승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바로 차세대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 성공과 승인 여부, 시판이 목전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