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2024년, 인류의 질병과 의학의 역사에서 또 하나의 혁명이 시작됐다. 누구는 ‘21세기의 페니실린의 발명’이라 했다. 바로 ‘비만치료제’의 등장이다. 과거 비만 치료가 ‘의지력’의 영역이었다면, 현재는 ‘호르몬 조절’의 영역이 됐다. 그 중심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이 존재하고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제2의 면역항암제’라 불릴 만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만치료제는 주사약에서 벗어나 영양제처럼 먹는 시대가 내년에 도래한다. 6회에 걸쳐 비만치료제 혁명을 다룬다. (편집자주)
현재 시판 중인 비만치료제는 주사제다. 환자는 처방을 받은 용량의 비만치료제를 구입해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하루 한 번 스스로 허벅지 등에 주사를 놓아야 한다.
주사제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다. 주사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이 바로 먹는 비만약(경구용 GLP-1)이다.
역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주도하는 이 경쟁은 단순한 약 형태의 변화를 넘어, 치료제의 대중화와 가격 파괴, 보험 적용 여부, 그리고 제약사 간 시가총액 순위를 뒤바꾸는 강력한 변수다.
현재 비만치료제는 가격도 비싸고 사용 방식도 복잡해 환자 접근성 측면에서 불편하다. 그러나 알약 형태가 등장하면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경구용 약이 등장하면 환자 수의 폭발적 증가, 장기 복용 환자 확대, 보험 적용 가능성이라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
또 주사제는 운반할 때 냉장 시설이 필요한데 경구용은 상온 보관과 일반 운송이 용이해 전 세계 어느 약국에서도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투자은행 JP모건은 GLP-1 계열 시장이 2030년 약 2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는데 핵심 요인이 바로 경구용 약물이다.
두 회사는 연내에 먹는 비만치료약 개발을 성공적으로 끝내 올해 말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내년 초에 시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거의 확정적이다.
대표적인 후보가 일라이 릴리가 개발 중인 오르포글리프론이다.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으로 임상시험에서는 72주 동안 최대 12.4%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또 기존 주사 치료 후 이 약으로 전환해도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 노디스크도 연내에 먹는 위고비(Wegovy Pill)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용량에 따라 월 149달러(약 21만5천원)∼299달러(약 43만2천원)에 판매가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가 됐다.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출현은 특히 ‘가격 하락’의 기폭제가 돼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다. 복잡한 주사기 제조 비용이 빠지면서 약가 인하 여력이 생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먹는 약이 본격 보급되면 현재 월 50만~100만 원을 호가하는 치료 비용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비만 치료약의 대중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집에서 영양제처럼 알약을 챙겨 먹는 일상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격이 낮아지면 각국 정부와 보험사들의 급여 적용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미용 목적을 넘어 ‘공중보건의 필수 치료제’로 자리 잡는 계기가 돼 보험 적용이 될 가능성이 생긴다.
내년 초에 미국에서 먹는 비만약이 출시되면 선례를 볼 때, 국내 공급까지는 약 2~3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단, 정부의 신속 허가 절차 등에 따라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