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응급실 의사 대신 진료기록부 써주는 AI 나왔다

세브란스 병원 개발…시간 50% 단축
“응급진료에 더 많은 시간 쓸 수 있어”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현행 의료법상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환자 치료 후에 ‘퇴실 기록지’라고 불리는 진료기록부를 작성해야 한다.

 

여기엔 환자의 내원 사유, 검사 결과, 처치 내역, 경과, 전원 여부, 퇴실 결정 사유 등 진료 전체 과정이 기록된다.

 

진료 연속을 위해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지만, 촌각을 다투는 응급실에서 의사들의 업무량을 늘리는 요인이 된다.

 

 

그런 부담을 덜어주고자 퇴실 기록지를 대신 써주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 의대 응급의학교실 김지훈 교수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유승찬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하는 응급실 퇴실 기록 작성 AI 모델 ‘와이낫’(Y-Knot)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전에도 LLM을 활용한 AI 모델이 있었으나 응급실 외부와도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위험이 있었다.

 

반면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AI 모델은 외부 네트워크와의 연결 없이 병원 내부 서버에서 직접 운용되므로 개인정보 유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연구팀이 상급종합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6명에게 사용하게 한 결과, 응급환자진료기록부 작성 시간이 5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들이 직접 성했을 때는 평균 69.5초의 시간이 걸렸으나 AI 모델을 이용하자 32.0초로 감소했다.

 

AI 모델이 초안을 작성해주면 의사는 검토 수준의 확인만 하면 된다.

 

AI 모델의 도움으로 작성한 기록지가 품질면에서도 의사의 수기 작성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번 AI 모델 개발에 대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