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건강칼럼> 가슴 통증과 호흡 곤란 심장이 보내는 경고

심근경색, 노호에 따라 진행.. 운동과 치료가 중요

 

한국헬스경제신문 | 홍성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얼마 전 TV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경희대 물리학과 김상욱 교수의 심근경색 경험담은 많은 이들에게 큰 경각심을 주었다. 그는 심근경색 발병 전 몇 달 동안 알 수 없는 몸의 신호들을 겪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속이 거북하고 소화가 안 되는 것” 같았고, 이후에는 “산에 오르거나 뛰면 가슴이 답답하고 명치가 콕콕 쑤시는” 증상을 느꼈다고 한다. 이처럼 심장이 보내는 경고는 때로 매우 미묘하여 소화 불량이나 단순한 피로감으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작은 신호들이 위험을 알리는 중요한 단서일 수 있다.

 

심장에 발생하는 중대한 위기
심근경색은 심장 근육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직경 2~4mm의 미세 혈관인 관상동맥에 문제가 발생하여 초래되는 질환이다. 급성 심근경색은 이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면서 심장 근육으로 가는 혈액 및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환자는 극심한 가슴 통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경험하며, 심장 근육 손상으로 심장의 수축 기능이 저하되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한다. 놀랍게도 약 20~30%의 환자에서는 전조 증상 없이 심근경색이 발생하며, 이는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중 하나로 꼽힌다.

 

심근경색의 주요 증상
심근경색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초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가슴 통증: 가장 흔한 증상이다. 환자의 약 70~80%는 발병 이전에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
· 활동 시 악화: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와 같이 신체 활동이 증가할 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하거나 짓누르는 것 같은 통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 통증 지속 시간: 대부분의 일반적인 가슴 통증은 수분 이내에 사라지지만, 심근경색으로 인한 통증은오래간다. 20~30분 이상 지속될 경우 심근경색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즉각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 방사통: 통증이 가슴에만 국한되지 않고 왼쪽 팔, 목, 턱 또는 치아 쪽으로 뻗쳐 나가는 방사통이 동반되기도 한다.
· 비특이적 증상: 이전과 다른 무력감, 호흡 곤란, 어지럼증, 현기증, 메스꺼움, 소화 불량과 유사한 불편감 등도 심근경색의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심근경색의 원인: 혈관의 노화와 변화 
환자들은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하지만 급성 심근경색은 대부분 관상동맥에 죽상경화증이 진행되면서 발생한다. 죽상경화증은 동맥 내벽에 콜레스테롤 및 지방 침착물, 즉 죽상경화반이 쌓여 혈관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는 현상이다. 죽상경화반이 심해지면 혈관 내벽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이 파열되면서 그 부위에 혈전(피딱지)이 생성된다. 이 혈전이 갑자기 관상동맥을 완전히 또
는 부분적으로 막아 혈액 순환을 방해하면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하게 된다.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핵심
심근경색이 의심될 경우, 막힌 혈관을 조속히 확인하고 뚫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 혈관이 막힌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진단 검사는 관상동맥조영술이다. 손목이나 다리의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을 삽입, 관상동맥까지 가도록 한 후 조영제를 주입하여 혈관을 촬영한다. 관상동맥조영술로 막힌 혈관이 확인되면, 해당 부위에 풍선 도관을 부풀
려 혈관을 넓히고, 재협착을 방지하기 위해 금속 스텐트를 삽입하는 시술을 한다.


치료의 목표는 막힌 혈관을 뚫어 심장 근육으로의 혈액 공급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혈관이 막힌 순간부터 혈액이 재공급되기까지의 시간이 짧을수록 심장 근육 손상을 최소화하고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심각한 경우에는 체외막산소화치료(ECMO), 인공호흡기 또는 투석 같은 특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으나, 경미한 경우는 보통 2~3일 후 퇴원하여 회복 단계로 접어든다. 시술 후에는심근경색 자체 및 시술 합병증 발생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심장내과 중환자실에서 혈압, 심전도, 맥박 등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치료 후 재발 방지가 중요한 이유
급성 심근경색 후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생활 습관 개선과 꾸준한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동맥경화는 노화와 함께 평생 진행되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1. 생활 습관 개선
· 금연: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담배를 계속 피우는 경우, 금연하는 환자들에 비해 사망률이 약 3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도 안전하지 않다.
· 금주: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금주를 권한다.
· 균형 잡힌 식생활: 과식을 피하고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균형을 유지하되 채소와 섬유소 섭취를 늘린다. 지방은 전체 칼로리의 30% 정도로 제한하고 트랜스지방은 피한다.
· 운동: 급성기가 지난 후에는 자신의 상태에 맞춰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한다. 보통 하루 30분 이상 주 5회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 표준 체중: 체중 조절을 통해 표준 체중을 유지하도록 한다.


2. 약물 치료와 관리
급성 심근경색 후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혈압약, 당뇨병약, 고지혈증약, 항혈소판제 등의 약물을 잘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치료받고 퇴원하더라도 완치된 것은 아니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동맥에 생기는 죽상경화증은 살아가는 동안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이를 늦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복용해야 할 약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항혈소판제이다. 아스피린이나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등이 가장 잘 알려진 항혈소판제인데, 이는 급성 심근경색의 재발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간혹 수술이나 내시경 시술 때문에 항혈소판제를 중단해야 할 경우가 있다. 급성 심근경색 후 경과한 시간, 재발 횟수, 스텐트 시술 정도 등에 따라 항혈소판제 중단 결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술 또는 시술 전후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먼저 상의해 약제의 중단 여부나 투약 재개 시점을 확인해야 한다.


심근경색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몸이 보내는 미묘한 신호를 인지하고, 조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꾸준한 생활 습관 관리와 약물 치료를 병
행한다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