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윤해영 기자 |
19세기, 전 세계는 정체 모를 공포에 떨었다. 멀쩡하던 사람이 불과 몇 시간 만에 온몸의 수분이 빠져나가 파랗게 질린 채 사망하는 병, 바로 콜레라였다.
당시 사람들은 나쁜 공기가 병을 옮긴다고 믿었지만, 진실은 그게 아니었다. 바로 우리 곁의 ‘물’ 속에 숨어 있었다.
콜레라 퇴치의 결정적 전환점은 1854년 런던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의사였던 존 스노(John Snow)는 콜레라의 공기 감염설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콜레라가 창궐한 소호 지역의 사망자 분포를 지도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사망자들은 예외 없이 브로드 스트리트에 위치한 특정 공공 펌프 주변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걸 알아냈다.
스노는 관할 당국을 설득해 펌프의 손잡이를 제거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해당 지역의 신규 확진자가 급감했다.
이는 역학(Epidemiology)의 시초가 되었다. 질병이 공기가 아닌 오염된 물을 통해 전파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존 스노가 전염 경로를 찾아냈다면, 그 정체를 현미경 아래에서 밝혀낸 인물은 독일의 미생물학자 로베르트 코흐(Robert Koch)다.
1883년, 코흐는 이집트와 인도에서 콜레라 환자의 분변을 연구한 끝에 쉼표 모양의 박테리아인 콜레라균(Vibrio cholerae)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발견으로 인류는 막연한 공포에서 벗어나 과학적인 방역 대책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균의 정체는 밝혀졌지만, 이미 감염된 환자를 살리는 것은 또 다른 숙제였다.
콜레라의 직접적 사인은 극심한 설사로 인한 탈수다. 1960년대, 의학계는 설탕과 소금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물이 소장에서 수분 흡수를 비약적으로 돕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경구수액요법(Oral Rehydration Therapy)이다. 이는 ‘20세기 의학의 가장 중요한 진보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간단하고 저렴한 처방은 비싼 정맥 주사 없이도 수백만 명의 아이들과 환자들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냈다.
오늘날 콜레라는 선진국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분쟁 지역이나 자연재해 현장에서는 여전히 위협적이다.
콜레라 퇴치는 단순히 강력한 항생제의 발견이 아니라, 깨끗한 식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류에게 가르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