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

요즘 아이가 오래 기침하면 백일해 의심해야

지난해보다 100배 이상 유행
대다수 환자가 소아, 청소년
법정 호흡기 전염병...감염되면 격리해야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기봉 기자 |

 

요즘 아이가 일주일 이상 기침을 계속 하면 꼭 병원을 가봐야 한다.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면 손을 씻게 하고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마스크를 꺼내 다시 쓰게 하는 게 좋다.

 

전염성이 강한 백일해가 크게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일해 감염자는 현재까지 1,4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5배나 증가했다. 가장 최근 유행했던 2018년과 비교해도 6배 넘게 많다.

 

백일해는 올해 환자 가운데 87%가 소아·청소년인 만큼 어릴수록 더 잘 걸리는 제2급 법정 호흡기감염증으로, 병원은 반드시 보건당국에 신고를 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됐던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백일해 유행이 주춤했다. 이 기간 백일해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팬데믹 이후 대면 접촉이 늘면서 백일해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미국도 올해 누적 환자 수가 1년 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고, 중국과 유럽국가들에서도 확연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백일해는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병명처럼 격렬한 기침이 장기간 이어지는 병이다. 폐렴이나 중이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망 가능성도 있어 예방 접종을 반드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과 예방, 치료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침이나 콧물에서 주로 백일해균이 전염되는데, 콧물, 결막염, 약한 기침으로 시작하지만 심해지면 기관지 폐렴, 중이염, 뇌출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환자 1명이 12∼17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백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영유아와 어린이의 경우 생후 2개월부터 시작해 만 12세까지 총 6번 필수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보건당국은 아이와 밀접하게 접촉하는 부모나 조부모, 보육시설 근무자들한테도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가임기 여성이나 임신부도 접종하는 게 좋다. 임신부는 자신과 아이가 감염되지 않도록 임신 27∼36주에, 영유아를 돌보는 사람은 아이와 접촉하기 최소 2주 전에 접종을 권장한다.

 

성인은 백일해균에 감염돼도 별 증상이 없지만 노인이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확연한 증상을 보인다. 그래서 성인이라도 10년마다 재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백일해에 감염되었으나 백일해 증상이 없는 성인이 주요 감염원 역할을 한다.

 

백일해는 감염 후 4∼21일의 잠복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이후 1∼2주 정도 가벼운 재채기나 기침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를 거친다. 그 다음에는 숨을 들이쉴 때 “흡” 하는 소리가 나는 발작성 기침 단계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은 기침으로 인해 구토나 탈진 등을 겪을 수 있고, 호흡이 어려워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도 하며 중이염이나 폐렴 같은 합병증도 생길 수 있다.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아 1세 미만의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현재는 예방접종으로 발생이 현저히 감소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어린 환자의 경우에는 드물긴 하지만 염증이 뇌를 침범할 수도 있다”면서 “뇌에 출혈 또는 부종이 생겨 발작이나 뇌 손상에 의한 지적장애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니 빨리 진단받고 치료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진단은 코로나19 PCR 검사와 동일한 방식의 유전자 검사로 진행한다. 백일해 감염이 확인되면 반드시 격리 후 항생제 치료를 한다. 적절한 치료 시작 후 5일까지 또는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아이의 경우라면 증상 시작 후 3주까지 격리를 해야 한다. 영유아 환자나 폐렴 등의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