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젠더

미 하원, 성전환 여성 스포츠 참여 금지법 처리

트럼프 공약 사항...취임 후 서명할 듯
민주당과 진보단체는 반대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미국에서 성전환 여성의 여성 경기 참여는 보수와 진보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현안 중 하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경기별 국제 협회도 마찬가지 고민을 갖고 있다.

 

성전환에 반대하는 보수 단체와 정치인들은 생물학적 여성을 보호해야 하고 불평등하다는 이유에서다. 성 소수자 인권을 중시하는 진보 진영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신체검사를 강요받거나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한다.

 

미국 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사람이 여성 운동경기에서 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공화당이 다수인 미 하원이 14일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8표 대 반대 206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여성으로 성을 바꾼 트랜스젠더의 여성 운동경기 참여를 막기 위해 ‘타이틀 9’를 개정하는 내용이다.

 

‘Title IX’(타이틀 나인)은 1972년 미국에서 제정된 법률이다. 미국 내 교육계에서 성차별을 없애기 위해 제정되었다. 타이틀 9는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 법을 운동경기에 적용할 때는 선수의 성별을 개인이 출생할 때부터 지닌 생식기관과 유전자만을 바탕으로 인정하도록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법안이 상원까지 통과할 경우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법 개정을 공약했다.

 

해당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소속 그렉 스튜브 의원은 “우리 문화와 문명은 두 가지 이상의 성별이 있다거나, 남성이 여성일 수 있고 여성이 남성일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에 계속 시달리고 있다. 미국인의 압도적 다수는 남성이 여성 스포츠에 속하지 않으며 상식이 우선하도록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역시 “우리는 성경과 자연을 통해 남자는 남자이고 여자는 여자이며 남자는 여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이것을 입으로 말해야 안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0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유세에서 “우리는 학교에서 트랜스젠더 광기를 몰아내고, 여성 스포츠에서 남성을 몰아낼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에게 부적절한 인종적, 성적 또는 정치적 내용을 퍼뜨리는 모든 학교는 취임 첫날 연방 자금 지원을 삭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고등학생의 약 3%가 트랜스젠더로 파악됐다. 또 미국에선 25개 주(州)가 트랜스젠더 학생 운동선수의 대회 참가를 제한하는 법률을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