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료

트럼프 ‘만성정맥부전’ 진단…“다리 부으면 의심해야”

심해지면 하지정맥류로 발전
서 있을 땐 2∼3분마다 다리 움직여줘야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리가 붓는 증상으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만성정맥부전’(CVI, Chronic Venous Insufficiency) 진단을 받았다고 백악관이 17일 발표했다.

 

만성정맥부전은 심장 쪽으로 흘러야 할 정맥 혈액이 다리에 고이면서 붓고 아픈 증상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혈액을 흐르게 하는 판막이 고장 나 아래로 역류하는 것이다.

 

만성정맥부전은 사실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질병이다. 국내 60세 이상 노인 인구 4명 중 1명 이상이 경증 이상의 만성정맥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정맥류는 정맥부전을 대표하는 질환이다. 다리에 푸른 핏줄이 보이거나 혈관이 포도송이처럼 꼬이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특징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2배가량 더 많고, 40대 이후 중장년층부터 급증한다. 임신 및 출산을 경험한 여성, 간호사·교사·판매직 등 오래 서 있는 직업군에서 유병률이 높다.

 

증상은 오후만 되면 다리가 부으면서 무거워지고, 밤에 종아리 근육이 저리거나 쥐가 나는 게 대표적이다. 정맥부전은 자각 증상이 조기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정맥부전을 가볍게 생각해 방치하면 부종으로 인한 다리의 무거움증, 운동장애, 관절운동이상 등과 같은 증세를 겪을 수 있다. 신경 압박에 따른 저림이나 감각 이상, 심한 통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상태가 심해지면 면역력이 떨어져 다리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정맥 순환이 정체돼 하지정맥류가 생기기도 한다. 보통 피부를 통해 보이는 정맥의 지름이 3㎜ 이상일 때를 하지정맥류로 진단한다.

 

정맥부전은 정맥의 역류 여부를 확인하는 초음파 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보통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를 피하면서, 정맥부전이 생긴 부위에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근육을 압박해 혈관을 수축하는 힘이 세지게 함으로써 혈액이 심장으로 다시 올라가도록 돕는 것이다.

 

레이저, 고주파 열에너지 등으로 이상이 생긴 정맥이나 늘어난 정맥을 없애는 수술 치료법도 있다.

 

만성정맥부전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너무 오래 서 있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서 있어야 할 때는 2∼3분마다 교대로 한쪽 다리를 올렸다가 내리는 운동을 하는 것도 정맥부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