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건강] <68> 부모가 대머리이면 자식도 무조건 대머리?

한국헬스경제신문 김기석 기자 |

 

어떤 질환이든 유전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특정 질환에 대한 유전 요소를 가진 사람에게 ‘트리거 포인트(trigger point)’로 작용하는 건 생활 습관과 환경이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는다. 탈모가 발현되려면 물려받은 유전자 둘 중 하나는 탈모 유전자가 있어야 한다. 부모 양쪽에서 하나라도 탈모 유전자를 물려받는다면 자식은 탈모 유전을 갖는 셈이다.

 

경우의 수는 네 가지다. 부모 양쪽 또는 한쪽에서 탈모 유전을 받으면 75%의 확률로 탈모 유전은 대를 건너뛸 수 없다. 탈모 유전은 우성 형질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의 경우, 부모 모두에게서 탈모가 아닌 유전을 받으면 한 대를 거를 수도 있다.

 

그래서 ‘탈모는 한 대 걸러 유전된다’는 속설은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사실이 아닌 것이다.

 

 

남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는 주로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남성 호르몬에 대한 모낭의 민감성 유전에 의해 생긴다. 이 유전자는 X염색체에 있으며, X염색체는 어머니에게서 아들에게 전달된다. 즉,외가 쪽(특히 외할아버지)의 탈모 유전이 아들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아버지가 대머리일 때 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전 확률은 100%가 아니다. 어머니 쪽에서 탈모 유전이 있을 때 아들이 대머리가 될 확률이 더 높다.

 

딸에게도 영향을 주지만,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DHT의 작용을 억제하므로 탈모가 덜 나타나거나 늦게 나타난다.

 

유전 외에도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영양 불균형(단백질, 철분, 비타민 D 등), 과도한 음주나 흡연, 남성호르몬 분비 증가 등이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리하면 부모가 대머리이면 유전적 소인이 클 수는 있지만, 실제로 탈모가 발현될지는 생활습관, 호르몬, 나이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다르다.

 

탈모 유전을 갖고 있더라도 조심하면 약 40~50세까지 탈모가 발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탈모 유전을 갖고 있더라도 잘 관리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