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 그럼 우리는 어떤 밥을 먹어야 할까. 백미도 제대로 먹기 힘든 어려운 시절이 있었지만, 생활이 좀 나아지며 건강을 생각해 현미를 먹다가 이제는 발아현미의 시대까지 왔다.
현미는 왕겨만 제거한 쌀이며, 쌀겨층과 배아를 포함하고 있어 백미보다 영양소가 풍부하다. 다만 소화가 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발아현미는 현미를 물에 불려서 싹을 살짝 틔운 상태를 말한다. 현미에 비해 영양가가 월등히 높고 식감이 부드럽고 고소해 소화가 잘 되는 장점이 있다.

발아현미는 발아 과정에서 효소가 활성화되어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지고, 감마아미노부티르산(GABA)과 같은 기능성 성분 함량이 증가한다. 맛도 현미보다 고소하고 부드러워 발아현미밥으로 먹기 좋다.
비타민 B1, B6, 마그네슘, 식이섬유, 가바(GABA)가 현미보다 2~3배 많다. 발아현미는 햇반으로도 출시돼 있다. 다이어트와 건강식으로 인기가 많다.
“흰쌀밥 한 그릇은 설탕 한 그릇에 지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말이 있다. 백미는 72.8%가 탄수화물이고 대부분 비타민이나 미네랄은 파괴되어 설탕물인 초성포도산으로 변해버린 것이기 때문이다. 초성포도산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더 나아가 백미가 ‘죽은 쌀’이라면 현미는 ‘잠자는 쌀’이고, 발아현미는 ‘살아있는 쌀’이란 말이 있다.
바로 현미가 싹을 틔우는 순간의 놀라운 기적이 있기 때문이다. 발아현미란 현미가 발아하는 순간의 기점, 그 상태를 유지시킨 쌀을 말한다. 벼는 완성된 생명체의 씨앗이다. 이것을 1분도로 도정하여 약 32도에서 22시간 정도 담가두면 싹이 난다. 흔히 벼싹이 0.5mm 정도 성장한 상태를 발아현미라고 정의한다.
그 순간의 발아현미는 영양학적으로 최고의 상태라고 한다. 현미가 싹을 틔우는 순간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효소가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또 벼 수확까지 180일 동안의 생명프로그램과 벼 1개당 3000톨의 볍씨를 만들어낼 수 있는 파워가 밖으로 폭발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미가 싹을 틔우면 원래 현미에는 없던 새로운 영양소가 생겨나고, 원래 있던 영양성분은 더 강한 효능으로 변신한다. 새 생명의 탄생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위해 영양 활성도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미에 없던 새로운 영양소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정식명은 ‘감마아미노낙산’이다. 뇌속의 중추신경계를 억제하는 화학작용을 한다.
이것을 우리 몸에 투입하면 고혈압이 정상을 찾고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으며, 뇌의 혈행을 촉진시켜 뇌세포의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 때문에 가바는 뇌졸중 후유증, 동맥경화에 의한 두통, 귀울림, 의욕저하 등의 치료약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발아현미는 이러한 가바의 보고로 알려져 있다.
현미를 발아시키면 현미에 들어있는 칼슘이나 마그네슘, 아연, 철, 인 등 우리 몸에 좋은 다양한 종류의 미네랄이 흡수되기 좋은 형태로 변화한다.
발아현미에는 휘친산, 펠라산, 토코페롤, 감마오리자놀 등의 성분이 들어있어 거친 피부를 개선하고 기미, 주근깨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억제한다. 특히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하여 피부를 희게 만드는 천연의 피부 미용제다.
풍부한 식이섬유는 쾌변을 촉진시켜 대장암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예방한다. 발아현미를 먹으면 대부분 1∼3일 후에 쾌변이 이루어진다.
발아현미에는 동맥경화와 혈전증 예방, 콜레스테롤치를 저하시키는 성분과 항산화작용, 암 예방에 효과적인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압을 조절하는 감마아미노낙산은 백미의 10배 이상 함유돼 있다.
발아현미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휘친산과 이노시톨의 조합이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DNA를 보호하며 생체 방어효과를 높인다. 그 결과 대장암, 간암, 유방암, 폐암 등에 뛰어난 항암효과가 있다.
현미는 물, 온도, 산소의 세 가지 조건이 갖춰지면 언제든지 발아한다. 적당한 용기에 1분도 현미와 물을 넣어두면 여름에는 2일 정도, 겨울에는 4∼5일 정도 지나면 발아를 한다. 가정에서 손쉽게 발아현미를 만들 수 있다.
다만 발아하는 곡식은 상당량의 독성물질을 함께 발산하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동물이라면 출산시에 위험이 닥치면 움직여서 피할 수 있지만 식물은 그것이 불가능하므로 번식을 위해서 가질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한다.
발아현미가 현미보다 소화가 잘 되지만, 백미보다는 소화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섭취할 때는 더 많이 씹어서 먹는 게 좋다.
위가 약하거나 위염이 있으면 백미와 적절히 섞어서 먹는 게 좋다.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당뇨병 환자도 현미밥을 먹기보다는 적은 양의 백미를 먹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