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박건 기자 |
나이가 들면 조금만 방심해도 뱃살이 나온다고 푸념하는 중년들이 많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가 겹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0대 이후부터는 매년 1% 정도씩 근육량이 줄어든다. 근육이 줄면 몸이 쓰는 에너지(기초대사량)도 줄어들어서, 예전과 똑같이 먹어도 살이 잘 찌고 특히 뱃살로 가기 쉽다.
남성은 테스토스테론, 여성은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체지방이 늘고 특히 내장 지방이 잘 쌓인다. 여성은 폐경 이후 복부 비만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젊을 때는 피하지방(피부 아래 지방)이 많았다면, 나이 들면서는 내장 사이에 지방이 더 잘 쌓인다. 내장지방은 배가 앞으로 나오게 만든다.
내장 지방은 간·심장·장기 등 주요 기관을 둘러싸며, 과도하게 축적될 경우 각종 대사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40세 이후 남성에게 내장 지방이 뚜렷하게 늘어난다. 동시에 지방 대사와 염증 조절에 중요한 단백질인 아디포넥틴 분비가 줄어드는 변화도 나타난다.
내장 지방이 많을수록 심혈관계의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빠르게 늙는다.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지방간, 일부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인다고 알려졌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을 강화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염증 반응을 촉진해 만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활 측면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움직임이 줄고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칼로리 소비가 적어지는 것도 원인이다.
과식, 음주, 단 음식, 기름진 음식 섭취도 누적되면서 뱃살을 늘린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호르몬에 영향을 줘서 복부 지방 축적을 촉진한다.
결국 정리하면, 근육은 줄고, 대사는 느려지고, 호르몬은 바뀌고, 활동은 줄고, 생활습관까지 겹쳐서 뱃살이 나오는 거다.

◇뱃살,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뱃살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꾸준한 관리로 줄일 수 있다.
핵심은 섭취 열량보다 소비 열량을 높이고,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60대 이상 남성은 소식(小食)하고, 운동을 생활화해서 체력을 유지함과 함께 밝은 기분을 지속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인슐린 민감도가 떨어져 적은 양의 탄수화물도 바로 지방으로 변하므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는 게 좋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유산소 운동은 체지방 연소에, 근력 운동은 기초대사량 유지와 내장 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