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헬스경제신문 | 김의혁 차의과대학교, 일산차병원 산부인과 교수
자궁경관무력증이란 무엇인가
자궁경관무력증은 임신 중 자궁경부가 충분히 단단하게 닫혀 있어야 하는 시기에 열려 버리는 상태, 즉 통증이나 진통 없이 자궁경부가 짧아지는 병이다. 자궁경부 길이가 짧으면 조산 위험성을 높이고, 향후 조기 진통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과거에는 초음파 검사가 발달하지 않았고 또한 진통이 없어서 임부자신도 증상을 알기 쉽지 않아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임신 20주 초반에 정밀 초음파를 볼 때 임부의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하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쌍둥이가 아닌 단태임신 기준으로 자궁경부 길이는 정상적으로는 25주에 3.5cm가 평균이며 이 길이는 임신 주수가 늘어나면서 점점 짧아진다. 일반적으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짧은 자궁경부 길이의 기준은 2.5cm 이하로 본다.
참고로 자궁경부 길이는 측정자나 측정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심지어 측정 도중 자궁 수
축이 일어나면 길이가 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일정 시간을 두고 여러 차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편 자궁경부의 길고 짧음도 중요하지만 과거에 측정했을 때보다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졌을 때가 더 위험한 상태이다. 만일 과거 임신에서 37주 미만일 때 조산한 적이 있다면 이번 임신에도 조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좀 더 면밀하게 자궁경부 길이를 관찰해야 한다. 과거 조산력이 없고 자궁경부 길이가 2.5cm가 넘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경우 진통도 없이 자궁경부 길이가 갑자기 짧아지면서 조산할 확률은 많지 않으므로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할 필요 없이 일반적 산전 진찰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과거 조산력이 없는데 자궁경부 길이가 2.5cm 이하라면 일단은 프로제스테론 질정제를 사용한다. 보통은 36주가 될 때까지 하루에 한 번씩 질정으로 삽입하면서 자궁경부 길이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
프로제스테론 질정으로는 부족하고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수술은 임신 중 자궁경부가 너무 일찍 열리지 않도록 자궁경부를 실로 묶어 단단하게 잡아 주기 위한 것으로, 조산이나 중기 유산의 위험이 있을 때 예방 목적으로 시행한다.
만일 자궁경부 길이가 2.5cm 미만이어서 계속 관찰하는 도중 경부 길이가 1.1cm 미만이 된다면 자궁경부봉합술(맥도널드 수술 혹은 쉬로드카 수술)을 시행한다. 어떤 전문가들은 수술 기준을 2.1cm로 하기도 한다.
만일 단태임신에서 과거 조산력이 있다면 조산의 위험은 더 높아지므로 3cm 미만이면 경부 길이에 대한 면밀한 감시가 필요할 수 있고 자궁경부 길이가 2.5cm이면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참고로 자궁경부봉합술은 주로 12주에서 24주 사이에 시행하며 24주 이후에는 잘 시행하지 않는다. 진통이 있거나 질 출혈이 있거나 염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자궁경부봉합술을 시행하여도 효과가 없기 때문에 시행해서는 안 된다.
봉합사 제거는 진통이 생기기 전인 36주 전후에 한다. 진통이 생기면 봉합사 제거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통이 예상되거나 진통이 발생되면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출혈이 있거나 32주 이상이거나 융모양막염이 의심되는 경우는 봉합사를 제거한다. 제거할 때 많이 아플 수 있어서 제왕절개를 시행해야 되는 경우는 제왕절개 시 마취가 되었을 때 시행한다.
자궁경부 길이는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검사해야 되나
조산 과거력이 없는 경우는 18주에서 24주 사이에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한다. 일반적으로 정밀 초음파를 보는 시기와 일치한다. 조산 과거력이 있는 경우는 약 14주부터 질식 초음파로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해야 한다.
자궁경부 길이가 3cm 이상이어도 2주에 한 번씩은 24주 때까지 측정해야 하고 2.6~2.9cm 사이라면 24주 때까지 매주 측정을 해서 2.5cm 이하가 되면 자궁경부 봉합술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28주 이전의 조산력이 있는 경우는 훨씬 더 위험하므로 자궁경부봉합술을 적극적으로 고
려해 보아야 한다.
자궁경부 원추절제술을 시행한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관련 이상으로 원추절제술을 받으면, 그 과정에서 자궁경부가 짧아질 수 있다. 원추절제술을 시행하였다고 모두 자궁경부 봉합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반드시 자궁경부 길이를 측정하여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오히려 이 경우 자궁경부 길이가 짧아도 조산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자궁경부 길이의 변화는 임신 중 조산 위험을 예측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통해 자궁경부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안전하게 임신을 유지하고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 이 기고는 대한보건협회 <더행복한 건강생활>과 함께 제공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