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건강] <81>'지하철 집진차량'을 아시나요

지하철내 공기 정화 위해 심야시간대 운행
가장 오염이 심한 터널 공기 빨아들여 정화

한국헬스경제신문 한건수 기자 |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가끔 드는 의문이 있다. 당연히 초미세먼지나 미세플라스틱 등으로 인해 공기 질이 나쁠 텐데 과연 정화를 할까, 정화를 한다면 어떤 장치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지하철 내 미세먼지는 외부 유입보다 내부 발생 비중이 높다. 열차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 브레이크 패드 마모, 팬터그래프와 전차선 간의 접촉으로 인해 철(Fe) 성분이 포함된 무거운 금속 입자가 많이 발생한다.

 

과거에 비해 서울 지하철의 공기 질은 비약적으로 개선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의외로 열차 내부가 가장 공기 질이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 고성능 필터가 장착된 공기 정화 장치 덕분에 길거리보다 안전한 수치를 기록하기도 한다. 객차 내 공기 질은 가운데쯤이 가장 좋다고 한다.

 

승강장은 스크린도어 설치 이후 크게 개선되었다. 스크린도어는 승객의 안전뿐만 아니라 터널 내 오염된 공기가 승강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어벽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가장 공기의 질이 좋지 않은 곳은 대합실이나 플랫폼이 아니라 바로 ‘터널’이다. 터널 내에 쌓인 미세먼지가 열차 풍(wind by train)에 의해 승강장과 객차 내부로 유입된다.

 

그럼 터널 내 오염된 공기는 어떻게 정화할까.

 

각 도시의 지하철공사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터널 구간의 먼지를 흡입하는 특수 장비를 운용하고 있다. 바로 ‘지하철 집진차량’이라는 특수청소차량이다. 이런 차량이 운행되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하철 이용 시간이 끝난 심야와 새벽시간대에 운행되기 때문이다.

 

 

지하철 집진차량은 쉽게 말하면 ‘지하철 선로와 터널을 청소하는 거대한 이동식 진공청소기 열차’다.

 

지하철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이 터널 내 선로에 쌓인 쇳가루와 먼지를 직접 빨아들여 제거하는 것이 이 차량의 임무다.

 

집진차량은 크게 건식(진공흡입) 방식과 습식(살수) 방식으로 나뉜다. 건식 열차는 하부에 강력한 흡입구와 에어 블로어(바람을 뿜는 장치)가 달려 있어 블로어로 바닥의 먼지를 순간적으로 띄운 뒤, 대형 팬을 이용해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

 

 

서울교통공사는 2010년대 중반부터 국산화된 전기집진 방식의 미세먼지 제거 차량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먼지에 전기 성질을 부여해 자석처럼 착 달라붙게 만드는 방식인데, 초미세먼지를 99% 이상 걸러낼 정도로 정밀하다.

 

습식 차량은 고압 살수차를 이용해 터널 벽면과 바닥에 물을 뿌려 먼지를 씻어내고, 오염된 물을 다시 수거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디젤 엔진을 써서 오히려 매연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최근 청소차량들은 대용량 배터리나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움직여 매연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전동차 하부에 집진 장치를 달아 낮시간대에 운행하면서 동시에 먼지를 빨아들이는 장치도 점차 도입되고 있다.

 

각 도시의 지하철공사는 집진차량이 이동하며 터널을 청소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터널 내 오염된 공기가 밖으로 나가거나 승강장으로 들어오기 전에 미리 잡는 고정식 전기집진기 설치도 대폭 늘리고 있다.